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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내집마련 기회일까, 더 기다려야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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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최환석의 알기쉬운 부동산(7)

지난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를 찾은 청약희망자들이 위례포레자이 청약 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를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를 찾은 청약희망자들이 위례포레자이 청약 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를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뉴스1]

새해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시장 전망을 묻는 말이 갑자기 많아졌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아파트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으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장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9·13대책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크게 둔화하면서 호가 조정에 이어 최근에는 급매물이 거래되는 모습이다. 그런 한편에선 일부 신규 아파트의 분양 현장은 로또라 불리며 사상 최고의 청약 경쟁률을 경신할 정도로 뜨겁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부동산 상담 중 나오는 질문은 ‘가격이 소폭 조정됐다는데 아파트를 언제쯤 사는 것이 좋겠는지’와 ‘신규 아파트 청약에 참여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2018년 12월 주택 매매가격지수 전월 대비 변동률. [출처 한국감정원]

2018년 12월 주택 매매가격지수 전월 대비 변동률. [출처 한국감정원]

부정적인 시장 전망에도 매도 문의 많지 않아

언제쯤 사는 게 좋을지 묻는 사람들 대부분은 예상과 달리 폭등했던 2018년과 같은 상황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큰 것 같다. HUG(도시주택보증공사)의 분양가 관리에 따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에 사람이 몰리는 것 또한 당연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아파트 가격 하락에 관한 기사가 매일 쏟아지고 있는데도 지금 팔아야 하는지 질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아직은 시장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작년보다 하락 또는 약보합을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세금 중과, 대출규제, 3기 신도시 공급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차치하고라도 경기불황, 금리 인상 등 시장환경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작년에도 안정세라고 전망했지만 폭등했잖아”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이 2018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올해 부동산 시장은 작년보다 하락 또는 약보합을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이 2018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중앙포토]

올해 부동산 시장은 작년보다 하락 또는 약보합을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이 2018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중앙포토]

첫째, 강도 높은 일련의 부동산 대책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부동산 대출 한도를 축소한 8·2대책과 달리 9·13대책은 규제지역에서 실수요자 외에는 주택매입을 위한 대출을 원칙적으로 봉쇄하고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해선 대출한도 축소·양도세 중과·종부세 합산 적용 등의 수요 차단 조처를 했다.

둘째,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동성 축소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저금리 기조로 인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및 유주택자 대출 축소, 그리고 지난 10월부터 본격 시행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RTI(임대업 이자상환비율)규제로 인해 앞으로 현금 유동성이 크게 움츠러들 가능성이 커졌다.

셋째,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국지적 약세를 들 수 있다. 최근 송파지역의 경우 헬리오시티의 대규모 입주물량은 전셋값과 매매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거두었다. 가격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처럼 입주물량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지역 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면 대출규제, 세금 중과, 입주물량, 금리 인상 등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여기다 나빠지고 있는 경제변수들이 가세하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란 전망이다.

대내외 환경이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는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요소 또한 없지 않다. 높은 청약 경쟁률에서 보듯이 아직은 집을 사고자 하는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또 오갈 데 없는 시중의 부동 자금 같은 작년 상황이 재연될지 모를 불씨가 아직은 살아있다.

이렇게 시장 전망이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리게 되면 작은 이슈에도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이야기다. 결국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하고, 투자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필요하다.

HUG의 분양가 관리 덕분에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된 신규 분양시장은 최근 청약제도의 변경으로 무주택자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로 인해 아파트 가격 하락 방어 효과가 생기리란 전망이다.

위례포레자이 청약 결과. [출처 아파트투유]

위례포레자이 청약 결과. [출처 아파트투유]

그렇다고 무리한 청약을 하기보다는 가점제와 추첨제를 이용해 적절한 청약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이상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 뒷감당이 어려운 무리한 청약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 향후 청약기회 상실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중도금에 대한 부담으로 강남 H 아파트의 경우 분양 계약률이 75% 수준에 그쳐 4명 중 1명은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매수·매도 간의 힘겨루기 또는 눈치 보기로 단언하기엔 다소 복잡한 흐름이 있다. 무엇보다 부정적 요소가 우세한 현재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양도세, 종부세 등)에 대한 부담이 크므로 유주택자는 여유를 가지고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계절적 수요가 증가하는 2~3월 이사철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래 부진으로 하락 폭이 커질 경우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매매 가격이 약세를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과거보다 오른 상태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물건을 선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주택매매, 인천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 관심을

주택 매매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 지역으로 묶인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인천 등의 수도권 외곽 지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다만 작년 하반기 이후 이들 지역도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저평가된 물건 위주로 실수요 목적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가격 하락으로 저평가된 지방이 괜찮아 보인다. 금리 인상을 고려해 과도한 대출은 피하고 월세 수입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가능한 대상을 고를 것을 추천한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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