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빈틈없는 짜임새 아쉬워|『여름』 남다른 제목·소재찾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말도 뜻을 지니면서 소리로 전달되게 되어 있다. 뜻을 소리로 전달할 수 없는 경우엔 눈짓·손짓등 수화가 필요하고 글자의 힘을 빌려서 쓰게 된다.
그러한 의미의 전달 기능을 크게 두가지로 「외연」과 「내포」로 구분하여왔다.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한 하늘이 열리고있네」라는 이호우의 『개화』 초장의 경우 외연과 내포가 앞구와 뒷구를 이루면서 연결되어 있다.
꽃이 한 잎씌 핀다는 전달은 일반적인 전달이고 단순한 전달이다. 그러한 꽃잎들이 한 하늘씩 열린다는 의미로 바뀌고 보면 특별하면서도 암시해 주는 의미가 된다. 전자는 외연이고 후자는 내포다.
외연적인 언어 의미는 지시적이고 직접적이며 객관적인 의미이다. 내포적인 언어 의미는 암시적이고 간접적이며 주관적인 의미이다.
시조를 잘 지으려면 이두 가지 의미 기능을 자신의 언어로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들꽃』-조금만 더 노력하면 유익하게 전달될 내포력을 보여줄 것 같다. 말과 말이 즉, 의미와 의미가 그럴듯하면서도 빈틈없이 고리걸리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약간 도우면서 낸다.
『여름』-느낌을 남다른 눈길로 끌어 보려고 애쓴 흔적 역력하다. 이러한 제목으로는 더 이상 번쩍눈에 띨 표현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남다른 제목과 주제와 소재에 눈뜰 필요가 있다.
『안경』-안경이라는 의미의 세계를 통해서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한듯하다. 용이하게 연결되지 않았으므로 약간 도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