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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졸업 후 집에만…” 성인 발달장애인도 돌봄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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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적장애인 이모(24)씨는 5년 전 특수학교를 졸업한 이후 갈 곳이 없어졌다. 부모가 출근하면 이씨는 하루종일 집 안에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씨 아버지는 “아들이 어릴 때는 맡길 데가 있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는 집에만 머물게 됐다. 직장에서도 혼자 집에 있을 아들 생각에 늘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3월 광주·울산 시작으로 전국 확대 #2~4명 그룹으로 자립 교육 등 실시

3월부터 이씨같은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활동 서비스가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광주광역시·울산광역시·경남 남해군을 시작으로 4~5월 전국 150여개 지방자치단체로 주간활동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지자체가 지정한 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성인 발달장애인 2~4명을 그룹으로 구성해 운동, 문화관람, 음악이나 미술활동, 일상생활 자립을 위한 교육, 바리스타·제과제빵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원 대상은 장애인복지법상 등록된 만 18세부터 64세까지의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이다. 가구 소득·재산 유무와 관계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근로활동 참여, 거주시설 입소자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중인 사람은 제외된다. 집 근처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간활동을 신청하면 된다. 지자체가  장애 정도와 가정 환경 등을 따져 지원 여부와 시간을 결정한다. 전체 지원 인원의 20% 이상을 최중증장애인으로 선정한다.

복지부는 올해 2500명을 시작으로 내년 4000명, 2021년 9000명, 2022년 1만7000명 등 지원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돌봄 서비스가 가장 절실한 중증 장애인들은 이번 서비스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태성(51·한국장애인부모회 수석부회장)씨는 “자해 등 과잉행동을 하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1대1로 돌보기도 쉽지 않은데 그룹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게 가능할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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