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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예 "여성 고위직 부족" vs 이준석 "왜 5대5여야만 평등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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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 토론 ]

[MBC 100분 토론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2일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여성 우대 정책들에 대해  "정부의 성평등 정책이 정량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여성 우대정책과 젠더갈등' 문제를 다룬 MBC 100분토론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게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을 우선해서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정책 제안) 제안은 '말 실수'인 줄 알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여가부가 (해당 정책을 제안한) 근거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이 수익성이 좋다고 했는데 이는 '상관관계'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른 것이다. 반대로 하버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여성 임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이 주가는 더 하락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인과관계에 근거해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구인데 수익성과 성장성 안정성을 근거로 투자를 해야하는데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곳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곳은 기업은행·시티은행 등인데 그 기업의 주가나 성장성을 봤더니 작년 한해 기준으로 기업은행 주가가 16% 떨어졌다. 여가부 식으로 투자를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 100분 토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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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섭 작가. [MBC 100분 토론 ]

최태섭 작가. [MBC 100분 토론 ]

김지예 변호사는 "굉장히 왜곡하고 계신데, 여성 임원이 많이 늘어나면 기업의 수익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여성 임원을 많이 뽑자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연금의 판단에 대해 토론하자는 것이 아니라 여성할당제 자체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태섭 작가는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많다"며 "(이 최고위원이) 국민연금 얘기하신 부분은 국민연금 전체를 그렇게 운용한다는 게 아니라 국민연금 투자 전체 항목 중 1%, 사회적 책임 투자라는 항목이 있다. 인권, 노동 문제 등을 다 포함해서 이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을 한다고 판단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비율이다. 단 1%다. 국민연금 전체가 이렇게 운용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영진 시사평론가는 "총론적인 얘기를 먼저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며 "할당제는 여성들이 먼저 반대해야 한다. 그 조직에서 여성들이 받는 시선도 능력이 아닌 할당제로 들어왔다는 식이 돼 자존감을 낮출 수도 있는 것이고, 할당제만 채우면 더 뽑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논리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영진 시사평론가. [MBC 100분토론]

정영진 시사평론가. [MBC 100분토론]

또 역차별에 대해서 "역차별이란 20~30대 남성들을 얘기한다면 그들이 갖고 있던 특권이나 권리가 있다가 사라졌을 때 역차별이란 말을 할 수 있을텐데 현재 20~30대 남성들은 입학, 군대 문제 등을 포함해 여성들보다 혜택을 누린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60년대 도입됐던 '스크린 쿼터제'를 언급하며 "정량적인 성평등 쿼터제를 그만 해도 될 것 같다. 이미 각종 고시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더 높아졌듯 앞으로 많은 직군에서 여성들이 차별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 여성 임원 비율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인데 지금 당장 5대 5를 맞춰야 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여성 할당제를 반대했다.

김 변호사는 "과연 남녀 평등을 위한 적극적 조치가 있었는가 팩트가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전경련 회의장을 보거나 청와대 (수보) 회의 모습을 보면 여성들이 얼마나 되나. 그들은 지금 20~30대 남성과 무관한가"라고 되물었다. 또, "지금 여성들이 품고 있는 불만은 고위직에 여성 비율이 낮다는 것이고 이것은 계급을 반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MBC 100분 토론 ]

[MBC 100분 토론 ]

이날 토론은 '젠더갈등' 만큼 격화됐다. 토론 막바지에 이르자 이 최고위원과 김 변호사는 진행자가 수차례 제지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말을 끊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여기에 그 예시를 쓰는 건 비열하다"고 말해 진행자의 제지를 받았고 이 최고위원은 "그런 식의 용법으로 말하지 말라"며 자기 발언을 이어가 진행자로부터 "마이크를 끄겠다"는 경고도 받았다.

이후에도 김 변호사는 "인류 역사상 여성은 단 한번도 남성의 우위에 있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 최고위원은 "단 한번도, 지금 단 한번도라고 하셨냐"며 말싸움을 이어갔다. 진행자는 "제가 100분 토론을 진행하는 동안 이런 패널들은 처음 만나볼 정도로 진행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진땀을 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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