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해외 우수 상품도 국내 판매, 아시아 선두 증권사 꿈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주목할 만한 초대형 투자은행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잠정 실적에서 당기순이익 498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1.2%로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증시가 위축됐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BK)·자산관리(AM)·IB·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안정적이면서 우수한 성과를 내 주목받는다.

글로벌 운용사 2곳과 업무협약 #베트남·인도네시아·홍콩 발판 #세계적 IB와 당당한 경쟁 채비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빌딩 전경. [사진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빌딩 전경. [사진 한국투자증권]

2011년부터 증권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실적을 달성해온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IB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초대형 IB 선도 증권사로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계열사·본부와의 시너지를 일상화하며 가용 자원을 최적화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출범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성공적인 안착과 홍콩·베트남 현지법인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투자 상품을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2개 글로벌 운용사와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하고 ‘화이트라벨링’ 상품을 출시했다. 화이트라벨링이란 현지 운용사의 우수 상품을 국내에서 동일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미국 유망 채권·주식 투자 확대

그 예로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의 채권·주식 전문 자산운용사인 더블라인캐피털과 손잡고 ‘한국투자 더블라인미국듀얼가치펀드’를 선보였다. 더블라인캐피털은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채권·주식 전문 자산운용회사다. 이 펀드는 더블라인캐피털에서 운용하는 ‘더블라인 쉴러 인핸스드 CAPE펀드’에 투자된다. 이 펀드는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선정한 ‘2017년 최고 대형가치주 펀드상’을 받았다. 저평가 주식과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시장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레그메이슨과는 미국 소형주 투자로 수익을 추구하는 ‘하이로이스미국스몰캡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미국 소형주 전문 투자펀드 ‘로이스 오퍼튜니티 펀드’에 투자한다. 로이스 오퍼튜니티 펀드는 시가총액 30억 달러 미만의 미국 소형주 투자로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2001년 운용을 시작해 16년 넘게 운용돼온 로이스 오퍼튜니티 펀드의 규모는 지난해 7월 말 기준 1조5000억원 정도다. 로이스사는 1972년 설립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소형주 전문 투자 운용사로 자산 규모는 약 18조40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도 우수한 글로벌 투자 펀드를 꾸준히 발굴해 투자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현지화 전략 앞세워 성공 가도 

국내 증권사 중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로 대표되는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현지법인)은 지난해 38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900억원으로 베트남 7위 증권사가 됐다. 증자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주식중개 영업을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사업 확대 추세에 맞춘 기업공개·기업합병 등 IB 사업도 활발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지난해 7월 KIS베트남은 하노이 증권거래소로부터 베트남 파생상품(선물) 라이선스를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획득하고 파생상품(선물)시장에 진출했다. ▶주식중개 점유율 증대 ▶IB·홀세일 영업 강화 ▶장외 파생상품 시장 선도 등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17년 12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단팍(Danpac)증권을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420억원대로 늘려 지난해 7월 KIS인도네시아(한국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로 출범시켰다. 현지 106개 증권사 중 11위의 대형사로 출발한 KIS인도네시아는 베트남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조기 사업 안착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선진 주식매매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해 리테일 영업 체계를 구축하고 채권과 주식중개 인프라를 확장한다. 인수 업무까지 확대해 5년 내 5대 증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4억 달러(약 4500억원)로 늘리고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해 아시아 금융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의 고유 계정으로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투자 프롭트레이딩(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금융회사가 자기자본 등으로 거래하는 것) 운용을 시작으로 해외 대체투자 상품 및 IB 딜 소싱 등 업무 영역을 확장한다. 홍콩법인은 향후 국내 브로커리지 영업 조직에서 장외파생 상품과 해외채권 운용을 더할 계획이다. 독립 수익법인으로 발전시켜 아시아 선두 증권사로 발돋움하는 베이스캠프를 맡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시아 금융시장에 참여를 확장시켜 글로벌 IB와 당당히 경쟁할 준비를 마쳤다”며 “철저한 준비와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