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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탄탄한 연구 인프라 갖춰 환자에게 첨단 치료법 기회 제공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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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서울성모병원 윤승규(사진) 암병원장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간암 분야의 저명한 임상 연구가다. 현재 대한간암학회장, 국제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 간염협력센터 소장이며 과학기술진흥 장관상(2017년)과 보건의료기술진흥 보건복지부 장관상(2013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승규 암병원장에게 그가 이끄는 암병원의 지향점과 제도 개선의 방향성을 들었다.

인터뷰 윤승규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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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병원의 지향점은.

“새로운 치료법과 진단법을 개발하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암병원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부분은 이미 정상권에 올라 있다. 지난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확대 개편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나 아시아 톱 수준인 NGS센터, 8개 산하 병원의 풍부한 임상·연구 데이터 등이 그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기관과 공동 연구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포항공대와의 연구다. 포스텍가톨릭 바이오엔지니어링 연구센터에 의료기기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이런 활발한 연구 환경은 환자들이 최첨단 치료법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된다. 의료진이 다양한 정보를 인지하고 있어 좋은 치료법이 개발됐을 때 좀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암 환자에게 첨단 치료 외에도 중요한 점이 있다면.

“암에 걸리면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 우리 병원은 가톨릭 정신이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아픔까지 돌봐준다는 병원 이념이 있다. 병뿐 아니라 환자 가족까지 위로와 치유를 받고 나갈 수 있도록 병원 구성원이 마음을 다한다. 또 호스피스를 운영하며 말기암 환자가 가족과 화해하고 임종할 때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한다.”

-암 치료와 관련한 정책과 제도에 바라는 점은.

“첨단 치료를 가로막는 규제가 많고 융통성이 부족하다. 예컨대 NGS 진단은 10대 암에만 보험이 적용된다. NGS 진단이 효과적인 중증도 높은 췌장암·간암 등에 적용이 안 된다. 보험 적용을 모든 암에 확대해야 암 환자의 유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신치료법을 적용하는데, 현재 막혀 있다. 효과가 분명한 신치료법 적용도 장애물이 많다. 지금은 기존 치료법을 차례대로 쓴 다음 효과가 없으면 신치료를 해볼 수 있게 규제돼 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환자가 체력적으로 지치고 타이밍도 놓친다. 임상 허가 시스템 역시 너무 복잡하다. 여러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돌아가신다. 유전자·면역·세포 치료 발달이 중국이나 미국보다 느리다. 근거 중심 치료가 중요하지만 남은 수명이 6개월도 채 안 되는 환자에게는 첨단 치료로 희망을 줘야 한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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