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 비정규직 김용균, '죽음의 외주화' 일깨우고 하늘나라로

충남 태안화력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노제가 9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결식이 9일 열렸다. 고인이 숨을 거둔지 62일 만이다. 넋을 기리기 위한 첫 번째 노제가 9일 오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서 진행됐다.

고 김용균씨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영결식에 등장했다. [뉴시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4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한 데 이어 오전 7시 고인이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노제를 지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김 씨는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의 사망 후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 하청노동자가 산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는 등 '위험의 외주화' 방지가 사회적 화두로 대두됐다. [뉴스1]

발전소에서 열린 노제는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인의 일터인 태안화력발전소 9호와 10호기 앞 순회를 시작으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弔詞) 낭독과 편지글 낭독,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발전소 정문에는 고인과 함께 일했던 비정규직 근로자 등이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쓴 옷을 입고 노제를 지켜봤다.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뉴스1]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뉴스1]

고인의 유가족은 "용균이가 '죽음의 외주화'라고 불리는 잘못된 구조적 문제 때문에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고, 너무도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우리 부모는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죄인"이라며 울먹였다.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뉴스1]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민주사회장 영결식에서 유족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뉴스1]

장례위원회는 태안화력발전소에 이어 서울 광화문에서 2차 노제를 지낸 뒤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진행했다. 장지는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모란공원에는 전태일 열사의 묘지가 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