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보고 '속 뒤집힌' 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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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사진)가 6월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박찬호는 25일(한국시간)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세 방을 허용하며 5이닝 동안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 시즌 4패(5승)째를 기록했다.

구위가 나빴다기보다 위기 관리 능력이 모자랐고, 홈런을 세 방이나 내준 게 패인이었다. 박찬호는 1회 초 선두 이치로에게 안타, 벨트레를 몸맞는공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8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3회 2사까지 잘 던졌다. 그러나 3회 2사 후 벨트레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2루타를 맞은 뒤 로페즈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이 타구를 유격수 그린이 1루에 악송구, 첫 실점했다.

1-1로 맞선 4회 초에는 1사 후 일본인 포수 조지마에게 초구에 몸쪽 평범한 직구가 높게 쏠리면서 홈런을 내줬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투수 모이어에게 안타를 맞아 역전당했다. 박찬호는 5회 초에는 이바네즈에게 볼카운트 2-1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2사 후에는 다시 조지마에게 똑같은 코스의 똑같은 구질을 초구에 던지다 똑같은 홈런을 맞았다. 박찬호는 1-5로 뒤진 5회 말 타석에서 대타 벨혼으로 교체됐다. 파드리스는 5-9로 졌고 박찬호는 시즌 5승4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전날 월드컵 축구를 보고 운동장에 나와 먹은 음식이 잘못돼 구토 증세가 심했다. 먹은 것을 거의 다 토했다. 직구의 제구력이 좋지 못했다. 조지마에게 홈런을 맞은 구질은 모두 직구였다.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고 했다.

한편 서재응(LA 다저스)은 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팀이 7-0으로 앞선 6회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자신의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다저스가 10-4로 이겼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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