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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접견 안돼···구치소서 설 명절 쓸쓸히 보낼 그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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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모두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설을 보내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명절을 지내야 한다. 모두 독방에 있는 데다 설 당일인 5일을 포함한 명절에는 가족이나 변호인 접견을 할 수도 없어 쓸쓸하게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 접견·가족 면회 제한 #아침엔 떡국, 특식으론 만두

구치소 수용자들은 주말과 공휴일에 변호인 접견이 불가능하다. 설 연휴 역시 마찬가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소환 대비와 재판 준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0일 1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다음 날 항소장을 제출한 김 지사 역시 주말을 포함한 설 연휴 동안 변호인을 만날 수 없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이나 지인의 면회도 제한된다. 서울구치소는 설 명절 특별접견일을 지난 2일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수감자들은 2일 하루 동안만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남은 명절 동안은 독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들에겐 명절인 설이 평일보다 외로울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명절 특별접견일에는 면회를 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구치소 직원 대부분이 나와 일을 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명절에 구치소 직원들이 다 나올 수 없어 2일을 접견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는 설 특식으로 5일 점심에 만두와 우유를 제공할 계획이다.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따로 특식이 나오지 않는다. 또 양 전 대법원장 등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은 지정된 식단표에 따라 이날 아침에 떡국을 먹을 수 있다. 지난해 추석에는 특식으로 한과가 나왔다.

1일 지위 이용 비서 성폭력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지위 이용 비서 성폭력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수감자들은 이날 한 데 모여 합동 차례를 지내고 제기차기와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길 예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 양 전 대법원장, 김 지사는 참가할 수 없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미결수들이 남은 재판을 대비해 말을 맞출 가능성 등이 있다고 봐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단체 행사에 참여를 못 하도록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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