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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 미술관이야 별의별 고속도로 휴게소들

중앙일보

입력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졸음과 싸워본 사람은 안다. “졸음운전은 살인운전” 같은 경고문이 별 소용 없다는 걸. 졸리면 쉬는 게 상책이다. 이왕이면 재미난 휴게소에서 쉬자. 잠이 번쩍 깨는 전망을 품은 휴게소, 호텔 못지않은 럭셔리 화장실을 갖춘 휴게소 등 전국엔 별별 휴게소가 다 있다.

천안 향교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은 망향휴게소. 화장실 안에 향교 마당을 보는 것 같은 휴게공간이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천안 향교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은 망향휴게소. 화장실 안에 향교 마당을 보는 것 같은 휴게공간이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요즘은 화장실에 공을 들이는 휴게소가 많다. 먼저 망향(부산 방향) 휴게소. 천안 지역에 많은 ‘향교’에서 착안해 아예 화장실을 향교 분위기로 꾸몄다.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씨와 협업을 했는데 해외 유명 잡지에도 두 차례나 소개됐다고 한다.

2018년 아름다운 화장실 대통령상을 거머쥔 화장실도 있다. 주인공은 중부내륙선 충주(창원 방향) 휴게소. 가야금 전설 ‘우륵’의 고장 충주답게 화장실을 가야금 테마로 꾸몄다. 가야금과 전통 악기를 화장실 안에 전시했고, 화장실을 전체적으로 가야풍으로 디자인했다.

가야금의 전설, 우륵의 고장답게 충주휴게소에는 화장실 안에 가야금을 전시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가야금의 전설, 우륵의 고장답게 충주휴게소에는 화장실 안에 가야금을 전시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유익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휴게소도 있다. 수학여행의 본고장 경주가 대표적이다. 경부선 경주(부산 방향) 휴게소에는 신라 문화 체험관이 있다. 첨성대 모형과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토기 유물도 전시했다.

근사한 야외 미술관을 갖춘 휴게소도 있다. 성신여대 교수진과 유명 작가, 미대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조형 미술작품 약 50점이 설치된 경부선 망향(부산 방향) 휴게소다. 여주(강릉 방향) 휴게소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그리스 군인 참전 기념비와 퇴역 전투기도 볼 수 있다.

국내 최초 상공형 휴게소인 내린천 휴게소. 강원도의 근사한 산세를 감상하기 좋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국내 최초 상공형 휴게소인 내린천 휴게소. 강원도의 근사한 산세를 감상하기 좋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동해휴게소. [사진 한국도로공사]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동해휴게소. [사진 한국도로공사]

주변 풍광으로 승부하는 휴게소도 있다. 우선 국내 휴게소 중 유일하게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하실 수 있는 동해선의 동해(삼척 방향) 휴게소. 바다 전경이 어느 해안 조망에도 뒤지지 않는다. 서울양양선 홍천(양양 방향) 휴게소와 내린천 휴게소에서는 강원도의 빼어난 산세가 한눈에 내다보인다. 내린천 휴게소에는 ‘백두숨길관’이라는 전시관도 있다. 고속도로 발전의 역사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과정을 볼 수 있다.

지리산 전망이 좋은 황전휴게소 힐링전망대. [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리산 전망이 좋은 황전휴게소 힐링전망대. [사진 한국도로공사]

경부선 금강 휴게소는 이름처럼 금강 강변에 들어서 있다. 휴게소 매장 어디에서나 넓은 유리창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말의 귀 모양을 빼닮은 마이산이 훤히 보이는 진안 휴게소도 빼놓을 수 없다. 구병산을 병풍처럼 두른 당진영덕선 속리산(청주 방향) 휴게소, 지리산 노고단과 섬진강 절경이 펼쳐지는 순천완주선 황전(완주 방향) 휴게소의 전망대 카페도 그림 같은 전망으로 유명하다.

덕평휴게소 별빛우주. 야경 명소로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도 많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덕평휴게소 별빛우주. 야경 명소로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도 많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야경이 빼어난 휴게소는 어떤가. 영동선 덕평 휴게소에는 별빛공원 우주 테마파크가 있다. 근사한 야경 때문에 고속도로를 이용할 일 없는 사람도 차를 몰고 찾아간다. 데이트 코스로 특히 인기다. 문막(강릉 방향) 휴게소도 건물 외벽과 야외 정원을 별빛 테마로 조성해 일부러 밤에 찾아가는 사람이 많다. 남해선 섬진강(부산 방향) 휴게소 2층 전망대에는 우산과 조명으로 멋을 낸 별빛 터널과 러브 포토존이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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