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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김호철 어떻게 뛰고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플레이어 차범근(축구)과 김호철(배구)은 30대의 나이에도 불구, 여전히 현재의 활동무대인 유럽에서「존경과 평가를 받는 스타」 로서 건재하고 있다. 이들이 각각 세계최고 수준의 프로시장에서 장수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은 『끊임없는 노력과 절제된 생활』 이라는데 말이 일치했다. 지난주 찾아간 기자에게 들려준 이들의 근황과 장래계획을 요약하면-. <쾰른(서독) 트레비소(이탈리아)="방원석특파원">

<차범근>
올해로 서독 분데스리가에서의 선수생활 10년째를 맞는다. 오는 9월 소속팀과의 계약이 만료되면 내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관전한뒤 귀국하겠다.
한국에서는 팀을 맡아 감독을 하고 싶다. 그리고 서독에서 번 돈으로 서울에 사둔 수영장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이 손쉽게 이용할수 있는 건강교실등 스포츠센터를 건립, 운영할 계획이다.
9월 계약만료와 함께 은퇴를 고려하고 있지만 소속팀 (레버쿠젠) 이 쾰른대학에서 공부하며 1년만 더 있으라고 강청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때문에 몹시 난처한 입장이지만 현재로서의 내년 귀국방침은 내결심이다.
요즘은 쾰른대 체육대와 서독축구협회에서 공동운영하는 축구감독지도자 교습과정(3∼9월) 을 밟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도자코스의 마지막인 최상급 과정이다.
지금까지 서독선수생활중 98골을 기록 (2개월전 대도르트문트전) 했는데 이번 시즌 (6월 종료) 남은 경기는 2게임뿐이어서 1백꼴 달성을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귀국후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학교 5학년인 장녀의 교육문제로 매우 고통스럽다.

<김호철>
서울올림픽때 최악의 성적을 거둬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가 물거품이 된게 20년 배구인생의 가장 뼈아픈 순간이었다. 한국남자배구가 침체에서 벗어나 빨리 재기하기를 기원한다.
몬도발리 국제초청대회에 참가한 새로운 여자대표팀을 보니 앞으로 훈련을 쌓으면 훌륭한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 요즈음 이곳 시즌이 끝나 아내(임경숙·전도로공사팀세터)와 함께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최상의 배구기술 연구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10년전 선발대로 온 박기원씨(전국가대표·페루지아팀 감독)를 비롯, 9명의 한국출신 배구인이 활약하고 있다.
지난 87년9월 외국선수로는 파격적 조건인 계약금 5만·연봉 10만달러로 2부리그 소속이었던 현 트레비소팀과 계약, 작년 시즌 단숨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올시즌 1부리그에서 12개팀중 3위를 차지했다.
내년 6월 계약이 만료되지만 6월초 연봉조정과 재계약으로 2∼3년 더 선수로 뛸것이며 그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
이탈리아에서는 배구 (1부 12팀·2부 24팀·3부 48팀) 가 축구·농구다음으로 인기가 있고 남자는 세계정상급 수준으로 한시즌 성적을 못내면 구단은 선수를 냉혹하게 팔아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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