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벽시계 등 수출위주 품목|내수시장 파고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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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외시장에 치중해온 수출기업들이 내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시판매장·할인직매장 등을 잇따라 개설하는가 하면 국내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색상개발에 주력하는 등 국내시장을 파고들 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계속되는 원화절상과 임금인상, 개도국의 추격 등으로 수출여건이 어려워졌다는 게 주요 배경이지만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내수시장성장과 수입자유화 이후 국내든 국외든 결국 외제와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된 영업여건의 변화도 기업들이 내수기반의 중요성을 새로이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여하튼 소비자들로서는 종래 수출만 되던 상품들에 이르기까지 보다 다양한 상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보석·귀금속>
올 들어 본격적인 내수판촉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이리 귀금속 수출공단이다.
그동안 국내판매는 거의 하지 않아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곳이다. 보석류의 가공수출로 어느 정도 국제적 신용을 얻고 있는 78개 입주업체들은 연초부터 50만원미만 제품에 특소세가 면제되고 고가품에 대한 특소세(보석경우 1백%↓60%) 가 인하 된데 힘입어 백화점에서 판촉행사를 여는 등 공단과 공동으로 내수시장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공부가 이들 업체에 대해 전년도 수줄실적의 40%이내에서 내수를 허용함으로써 올해 2천만 달러 어치의 귀금속이 국내에 풀릴 전망이다.
이리 귀금속 공단은 지난87년 소규모 조합 판매장을 단지 안에 개설한데 이어 오는 9월 완공예정으로 공단인근에 7백50평 규모의 도·소매 귀금속거래센터도 건립중인데 이곳에는 공단 내 40여 업체가 참여, 주로 해외에서나 구입할 수 있는 루비·사파이어·오펄·토패즈·에메랄드 등 40여 가지의 보석 신변장신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조합판매장에서는 50만원미만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데 가격은 결혼예물용 등으로 많이 쓰는 3부 짜리 다이아반지가 46만원내외(중 상품기준)며 좁쌀 만한 알 다이아를 물린 3부 짜리 에메랄드나, 사파이어반지도 45만∼50만원선. 시중가격이나 수출가격 등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드나 이곳 종합 판매장에서 판매되는 귀금속은 아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환도 가능하다고 공단 측은 설명하고 있다.
50만원이상의 고가품인 경우 미리 주문을 해야하며 구입품에 감정서 부착을 원할 때는 2,3일 기다려야 한다.

<◇벽시계>
태엽을 감는 복고풍의 나무벽시계를 전문 수출해온 비이콘시계·대진·시닉스·카이저 등 중소수출업체들이 4월초에 퇴계로 대한극장 건너편에 그리니치라는 50여 평 규모의 전시판매장을 마련, 국내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 매장에는 그동안 주로 구미지역에 수출해온 기계식 및 전자식 나무벽시계·손목시계 등이 갖춰져 있다.
비이콘 시계의 이효진 사장은 원화절상 등으로 최근 수출시장에서 받는 타격을 덜기 위해 국내시장을 겨냥한 판매장을 만들었으며 앞으로 중소수출업체들이 체인화를 통해 내수기반을 다져갈 것이라고 계획을 말한다.
현재 시판가격은 40달러(FOB가격) 정도에 수출되던 벽시계제품이 4만∼4만5천 원선 이며 고가품으로는 독일제 무브먼트를 넣은 대미 수출품 중에 2백 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도자기>
행남사·한국도자기·요업개발 등 대 메이커들이 지난해 후반부터 일제히 TV광고를 시작, 본 차이나 등 고급자기를 중심으로 내수공략을 적극화하고 있다.
그간 주종이 돼온 인형 등 장식 도자기류와 커피 머그 등 중급품들의 해외시장 확대가 어려워진데다 수입자유화이후 영국·일본·이탈리아제 등의 고급품이 급속히 국내시장에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요업개발은 지난해부터 공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30%할인이라는 저가판매를 활성화하고 한국도자기는 기존의8개 직영센터에 본 차이나제품 위주의 쇼룸 센터를 증설했다.
행남사는 6인조 커피 잔 세트를 수출 가(FOB) 보다 구40정도 높은 3만∼5만 원대,8인조 홈 세트를 50만원전후에 판매하고 있는데 강남 신사동에 설치 된 직영매장이나 서울사무소등을 통해 단체로 구입할 경우에는 20%정도 할인해 살수 있다고.

<◇운동화·스포츠용품>
판촉경쟁이 가열되고있는 내수시장에서 업체마다 할인매장 설치와 신상품 개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국제상사가 최근 프로메이트 라는 브랜드의 스포츠 화를, 또 「월드컵」의 동양고무도 캐주얼화 시장에 진출을 서둘고 있는가 하면 화승은 종래 중동 등지로 수출하던 「르까프 재고품을 할인직매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게 그러한 예.
특히 최근 문을 연 서초동 화물터미널 앞의 「르까프 할인매장(90여 평)에서는 「메트로」테니스 화를 2만3천2백 원, 티 셔츠류를 1만원 내외 등 스포츠용품을 포함한 관련 제품일체를 소비자가격보다 25∼45% 할인해 팔아 「알뜰 주부 코너」로 관심을 끌고있다.
코오롱도 중화동의 직영상설할인매장을 비롯, 역삼·수유·역촌·서초동 등에 할인점을 열고 「헤드」등 스포츠 의류들을 일률적으로 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는데 올 후반부터는 신발·스포츠용품 등도 싸게 내놓을 것을 검토중이라고.<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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