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어 통역관 다시 여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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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관이 이성환(30) 청와대 행정관에서 여성 외교관인 외교통상부의 정의혜(31) 외무관으로 내달 초 교체된다고 청와대가 22일 밝혔다. 대통령의 영어 통역관은 각종 정상회담, 의전 행사 등에서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자리로 젊은 외교관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정 외무관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 2부(31회)로 외교부에 들어가 현재 동남아과에 근무 중이다. 어린 시절 상사주재원인 부친을 따라 싱가포르.미얀마에서 9년간 국제학교에 다녀 토플 만점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모국어 수준의 영어를 구사한다. 정 외무관의 외교부 입부 1년 후배인 남편 윤재원(30) 외무관은 현재 미국 연수 중이다. 정 외무관은 노무현 정부 들어 이여진(32.여) 외무관, 이 행정관에 이어 세 번째로 대통령 통역을 맡게 됐다.

정 외무관은 "영어도, 업무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선임자들이 워낙 잘해 부담이 크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 2월부터 28개월간 노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담당해 온 외교부 소속 전임 이 행정관은 노 대통령이 "정말 탁월하다"고 공개 칭찬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는 이태식 현 주미대사의 3남 중 둘째다. 최근 한-인도네시아 외교장관 회담 때 후임자로 내정된 정 외무관이 통역을 맡자 이 행정관이 직접 찾아가 후임자의 실력을 확인했다는 전언도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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