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굴욕…빗썸에 이어 코빗도 희망퇴직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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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지난 2017년 9월 912억원을 주고 인수했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희망 퇴직에 착수했다. NXC는 김정주(51ㆍ사진) 창업자가 대표를 맡고 있다. 코빗은 코빗의 전 직원(90명) 중 일부에게 희망 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코빗의 한 관계자는 “25일까지 희망퇴직 수요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로, 몇 명이 퇴사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불어닥친 불황 등으로 인한 것이지 다른 의미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급 6개월 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코빗은 2013년 7월에 설립된 온라인 암호화폐 거래소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등 가상화폐를 중개한다. 빗썸, 코인원과 함께 국내 3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사정은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지난해 12월 30여 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인력(300명)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코빗 측은 “2017년 말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한때 2000만원을 웃도는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는 400만원 대 언저리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요즘 암호화폐 업계의 최고 화두가 ‘비용절감’으로 바뀐 이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빗에 이어 지난해 10월 유럽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약 4억 달러(4520억원)로 추정된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 대표가 암호화폐와 관련해 ‘상투를 잡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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