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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갈림길 선 양승태, 또 포토라인 앞에 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12일 만에 또 포토라인 앞에 섰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아무 말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오전 10시 24분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양 전 대법원장의 표정은 지난 검찰 조사 때보다 어두워 보였다. 취재진이 "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구속 심사를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가" "어떤 부분에 대해 다투실 건가" "실무진이 한 것이라고 검찰 조사 때 말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말없이 포토라인 앞에 잠시 서자 동행한 최정숙 변호사가 팔짱을 끼고 양 전 대법원장을 법정으로 유도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검찰에 소환될 당시 이례적으로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검찰에 출석해선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법원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들어갈 법원 1·2층의 4번 출입구 인근엔 취재 허가 비표를 소지한 취재진 100여명 외에는 출입이 통제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대해 찬반을 주장하는 진보·보수 단체 회원들이 법원 주변에서 집회·시위를 예고하자 소란을 막기 위해 법원이 취한 조치다.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도 다수 배치됐다. 구속 심사가 진행될 321호 법정이 위치한 3층 복도도 출입 통제된 상태다. 법원은 다른 법정에서 열릴 재판엔 지장이 없도록 유의하며 통제를 진행할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3일 밤, 늦어도 24일 새벽엔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혐의사실이 40여개에 이르는 데다 발부든 기각이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원의 장시간 심리가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1년 9월~2017년 9월까지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구속 심사에 신봉수 특수1부장, 양석조 특수3부장과 특수부 부부장들까지 심사에 투입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출석에 앞서 오전 10시 18분 구속 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변호인 2명과 함께 도착한 박 전 대법관은 "후배에 대한 재판 판결이 정당한가" "추가 혐를 부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기정·박태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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