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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정상엔 한국 골퍼, 시작은 ‘33세 맏언니’ 지은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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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은희. [AP=연합뉴스]

지은희. [AP=연합뉴스]

지은희(33)는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다. 1986년 5월생으로 올해 LPGA 투어 카드를 갖고 있는 30여 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LPGA 투어 시즌 개막전서 우승 #8년간의 침묵 끝, 15개월간 3승

‘맏언니’ 지은희가 LPGA 투어 올 시즌 첫 대회에서 가장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에서 끝난 시즌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지은희는 합계 14언더파로 이미림(29·12언더파), 넬리 코르다(21·미국·11언더파)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8만 달러(약 2억원).

21일 열린 LPGA 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2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21일 열린 LPGA 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2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32세 8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지은희는 또 2010년 5월 당시 32세 7개월 18일에 벨 마이크로 클래식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42)가 보유한 한국인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우승을 확정한 뒤 지은희는 “서른까지 LPGA에서 뛰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난 지금도 경기에 나서고 있다. LPGA 투어에서 플레이하는 걸 정말 즐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최근 두 시즌 동안 LPGA 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선수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였다. LPGA가 PGA투어의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본떠 만든 대회다. 지은희는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LPGA 타이완 챔피언십, 지난해 3월 KIA 클래식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다. 선수들에겐 동계훈련을 마무리하면서 샷을 점검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21일 열린 LPGA 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첫 홀 벙커에 빠진 공을 건져올리기 위한 샷을 시도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21일 열린 LPGA 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첫 홀 벙커에 빠진 공을 건져올리기 위한 샷을 시도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지은희는 겨울 훈련 동안 보완했던 스윙 자세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지난해에는 공 탄도가 낮은 데다 스핀량에서도 손해를 많이 봤다. 그래서 스윙을 바꿨다”면서 “스윙을 바꾼 뒤 탄도가 높아지고 스핀량도 많아져서 자신 있게 핀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은희는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스윙을 바꾸면서 LPGA투어에서 살아남았다. 스윙을 교정하다 2009년 US여자오픈 이후 8년간 우승하지 못하고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LPGA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LPGA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지은희. [AP=연합뉴스]

그래도 꾸준하게 샷을 가다듬으면서 찬스를 기다렸던 지은희는 서른 살이 넘으면서 다시 한번 골프 인생에 꽃을 피우고 있다. 최근 15개월 동안 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지은희는 “스윙을 교정하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2017년 대만 대회에서 우승한 뒤 자신감이 커졌다. US오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보다 현재 멘털 상태가 더 좋다”고 말했다. 홀수 해인 2015년과 17년 LPGA투어에서 각각 15승을 합작했던 한국 여자골프는 올해도 첫 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하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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