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폭력시위 사라지려나 ″화염병폐기"에 ″최루탄자제"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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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화염병·폭력시위를 추방하자는 여론에 호응해 전국 각대학 학생들이 잇따라 화염병시위를 안하기로 결의, 화염병등 시위용품을 폐기하고 나섰으며 시위참여학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치안본부집계에 따르면 9일 전국 44개대학 7천5백여명이 집회·시위를 가졌으나 화염병·투석시위는 단 한건도 없었으며 경관 6명의 장례식날인 7일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화염병시위는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기사 5면> 경찰은 이에 따라 최루탄사용을 일체 삼가고 학생들의 자극을 피하기 위해 교문진압을 하지않는 등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화시위=서울에서는 이날 하루 15개대학에서「5월투쟁 선포식」등 집회가 있었으나 모두 교내에서 평화적으로 한뒤 자진해산했다.
서강대생 1백50여명은 이날오후 교내에서 「5월투쟁 선포식」을 갖고 화염병시위 자제를 결의, 교문앞에서 경찰과 잠시 대치했으나 서로 자제, 30분동안 연좌농성끝에 충돌없이 자진해산했다.
고려대에서는 이날 오후3시부터 학생회관앞에서 고려대·성균관대 등 6개대학이 모여 「노정권퇴진을 위한 서총련 북부지역 5월투쟁 선포식」을 가졌으나 학생들이 3백여명밖에 모이지않은채 교내 집회가 끝난뒤 곧바로 해산했다.
이밖에 중앙대·연세대생들도 이날 각각 교내에서 집회를 가졌으나 학생들이 평소의 절반이하로 모인데다 스스로 평화시위를 다짐, 1시간30분여만에 자진 해산했다.
10일부터 축제를 시작한 연세·고려대생들은 종전 정치성 프로그램을 대부분 없애는 대신 백일강·쌍쌍파티 등 순수축제가 되살아났으며 축제기간동안 평화적 집회만 갖기로 했다.
◇화염병 폐기=청주대생3백여명은 8일 오후 교내에서 폭력시위배격 결의대회를 연뒤 학생회사무실에 보관중인 각목·쇠파이프 40여개와 화염병제조를 위한 빈병 2백여개, 신나, 정권타도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 각종 시위용품을 자진수거, 모두 폐기했다.
창원대총학생회도 이날 부산 동의대사태등과 관련,「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발표, 『앞으로 모든 집회를 비폭력으로 하기위해 총학생회가 보관해둔 화염병 1백개·신나등을 학교 뒷산에 묻었다』고 밝혔다.
울산대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화염병 5백여개·각종 유인물등을 자진수거, 소각했다. 이밖에 서울대·건국대에서는 총학생회가 지금까지 사용하고 남은 화염병을 폐기하고 앞으로 제조를 중지키로 결의하기도 했다.
◇최루탄억제=치안본부는 9일 동의대사건 이후 전대협 등 운동권학생들이 화염병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시위진압 때 최루탄 사용을 최대한 억제키로 했다.
이에따라 경찰은 앞으로▲시위대가 화염병·각목·돌등을 사용하는 경우▲인질·감금·납치극을 벌일 경우▲이밖에 객관적으로 봐 최루탄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루탄을 사용키로하고 특히 성당·사찰 등 종교시설과 외국공관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용을 자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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