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라마다호텔 화재… 불 끄던 직원 1명 사망, 19명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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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4시56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불이 났다. 화재로 호텔 직원 1명이 숨지고 투숙객과 소방관 등 19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6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 지하 천장부근에서 불 난 것으로 추정 #숨진 직원 "지하 1층에서 불꽃 보인다" 최초 신고 #소방당국 "화재경보기 울렸다는 진술 확보했다"

숨진 호텔 직원 김모(51)씨는 “라마다 지하 1층에서 불꽃이 보인다. 연기도 찼다”며 119에 신고한 뒤 소화기로 진화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최초 신고자다.

14일 오후 4시56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이 창틀을 붙잡은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과 장비를 투입, 진화에 나섰다. 오후 5시21분에는 ‘대응 2단계’로 격상한 뒤 장비 64대와 인력 350여 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응 2단계는 인접 소방서 5~6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단계다. 화재는 오후 8시20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한때 투숙객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호텔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뛰어내릴 것에 대비해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했다. 남성들을 구조대와 함께 계단을 통해 무사히 호텔을 빠져나왔다.

1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119소방대원들이 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민간인 15명과 소방관 4명 등 19명이다. 중상자는 3명(남 1명·여 2명)으로 일부는 의식이 없는 상태다. 소방관 4명도 21층을 오가며 구조하던 중 공기가 부족해 연기를 흡입했다.

소방당국은 호텔에 사람이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비, 모든 층에서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오후 8시30분쯤 김씨가 지하 1층 린넨실과 주차장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한 14일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에서 잔불 및 대피하지 못한 인원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호텔에는 7개 객실에서 각각 1명씩 7명이 머물고 있었다. 호텔 직원은 40여 명가량이 근무 중이었다. 호텔 인근 상가에서 일하던 시민 일부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모두 귀가했다.

호텔 2층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구조과정에서 “갑자기 연기가 들어와 고객과 함께 수건으로 입을 막고 대피했다”며 “대피할 당시 옥상에는 아직 구조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층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연기가 번졌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연기가 지하에서 외벽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는 최초 신고에 미뤄 불이 지하 주차장 쪽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을 잡은 뒤 객실이 있는 지상 4층부터 21층, 지하 1~4층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추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경찰과 합동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이다. 호텔 직원 등에게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는 진술은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