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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 7000억이라는 장영자 재산 추적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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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 당시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던 장영자 씨가 사기혐의로 네번째로 구속돼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 정권 당시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던 장영자 씨가 사기혐의로 네번째로 구속돼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단군 이래 최대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장영자 사건’.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수감생활만 29년에 이르는 희대의 사기꾼 장영자(74)의 남은 재산을 추적했다.

장영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자 고(故) 이철희 전 중앙정보부 간부의 부인이다. 미모와 재력을 갖춘 사교계의 여왕으로 한 달 생활비만 3억 900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단군 이래 최대의 금융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7111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을 저지른 장영자는 85년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장영자는 형기를 5년 남겨 둔 1992년 가석방됐지만,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 140억원 규모 차용 사기 사건으로 4년형을 선고 받고 다시 구속됐다. 장영자는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풀려났다. 2000년에는 구권화폐 사기 사건으로 구속기소됐고 2015년 석방됐다.

현재는 네 번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장영자는 지방세 9억 2000만원을 체납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라 있기도 하다.

탤런트 김주승. [중앙포토]

탤런트 김주승. [중앙포토]

이날 방송에서는 장영자의 사위 고(故) 김주승도 언급됐다. 장영자가 옥살이를 하는 동안 금융실명제가 시작되며 전과가 있는 본인의 이름으로 더 이상 어음을 발행할 수 없게 되자 그의 이름으로 어음을 발행한 것이다. 장영자는 탤런트 출신 김주승의 이름으로 발행한 어음을 통해 골동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장영자 남편 이철희의 생전 인터뷰 영상과 제보를 토대로 장영자의 ‘공작금 500억원’도 추적했다. 제보자는 자신이 “장영자의 비밀 재산을 본 것 같다”며 500억원 상당의 무기명 예금증서(CD)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장영자가 자신에게 “이 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편에게 건넨 지하자금 일부”라 밝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개설된 적이 없는 계좌번호”라고 밝혔다. 또 “500억 예금 증서는 사실상 있을 수 없다”며 “이 종이를 들고 오는 사람이 경찰, 검찰 등 한달에 두세 분은 된다”고 밝혔다.

장영자는 7000억원대의 자산을 소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제작진이 장영자 소유 토지가 있다는 제주도로 갔지만 현재 장영자가 소유한 토지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영자. [중앙포토]

장영자. [중앙포토]

전문가는 “어음 사기사건으로 조달된 현금으로 누가 실명으로 재산을 소유하겠나. 차명으로 부동산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등기부 등본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점들을 발견하며 장영자가 차명으로 재산을 현재에도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또, “장영자에게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사기 사건은 모르면 당한다. 당신한테만 기회를 준다, 재력이 있다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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