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조재범, 심석희에 텔레그램 사용 강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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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에게 몇 년 전부터 이른바 ‘비밀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SBS에 따르면 경찰은 이런 정황을 확보하고 조 전 코치가 심 선수에게 텔레그램을 사용하게 한 이유가 폭행이나 성폭력 증거를 없애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텔레그램은 기간을 설정해 과거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등 보안 기능이 뛰어나 추적이 쉽지 않은 메신저다.

심 선수는 지난해 12월 1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전 코치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이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틀 뒤인 19일에 이어 이달 초 심 선수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조 전 코치가 성폭력을 저지르기 전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있느냐” “말을 듣지 않으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심 선수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심 선수 진술에 따라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벌이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 기법이다.

경찰은 해당 증거물 분석 등을 마치는 대로 조 전 코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현재 조 전 코치가 구치소에 복역 중이기 때문에 구치소 방문 조사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전 코치의 법률대리인은 10일 오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은 절대 (심 선수를) 성폭력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하고 있다”며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현재 언론에 보도되면서 굉장히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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