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장 연봉 세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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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물가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의 초.중.고교 교장들이 받는 연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5년 근무한 교사(부장 교사급)의 연봉(수당 제외, 2001년 기준)과 일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할 때 한국 교사의 평균 연봉은 일인당 국민소득의 2.7배 수준으로 미국의 1.2배, 일본의 1.6배보다 높았다.

OECD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2003년 OECD 교육통계 보고서(Education at a glance 2003)'를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들은 "실제 연봉보다 터무니없이 많다"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7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논란을 감안해 교사들의 연봉 비교 자료는 발표 자료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초등 교장.장학관의 평균 연봉은 6만8천5백81달러로 세계 1위였다. 중등에서도 한국이 6만8천4백49달러로 수위를 차지했다.

한국 교사들의 연봉 수준은 초임 땐 OECD 회원국 중 9위(초등).10위(중등)를 차지했으나 15년 경력이 쌓이면 4위로, 최고 호봉에선 1위로 급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각국 교사 연봉을 비교할 때 실제 환율(달러당 1천1백여원)이 아닌 구매력 평가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를 기준으로 환산된 환율로 계산한다.

이는 같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얼마의 돈이 들어가느냐를 고려한 실제 '돈값'을 따진 것이다. 즉, 시장환율로는 같은 액수라 해도 PPP를 기준으로 하면 선진국보다 후진국에서 '돈값'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박현정 박사는 "2001년에 구매력 평가지수에 따른 환율은 달러당 7백24원으로 시장환율(1천2백98원)보다 원화가 높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 교사의 연봉을 PPP로 따져 달러화로 환산하면 시장환율로 계산할 때보다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부 정책분석과 관계자는 "PPP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커 연봉 비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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