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기자···"자신감 어디서 오나" 물은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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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질문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기자들의 모습이 이색 풍경으로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 앞에 앉자마자 “제가 직접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겠다”고 말했다. 단, 첫 질문은 관행에 따라 청와대 기자단 간사인 연합뉴스 이상헌 기자에게 돌아갔다.

이후 문 대통령은 2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 중 질문자를 지목하기 위해 진땀을 뺐다. 눈에 띄기 위해 한복을 입고 온 기자도 있었고 핸드폰과 책, 모자를 들며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맨 뒤에 계신분…예, 책 드신분”이라며 책을 든 질문자를 지목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기자회견이 생중계로 진행되면서 문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는 질문 시작 전 자신의 소속을 밝히지 않고 “경제 정책 기조를 이어가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질문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질문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지속가능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다”며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고 답을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의근 JTBC 기자는 긴 질문 끝에 “방안을 다 제시했다”는 대답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안 기자는 “첫술에 다 배부를 수는 없기 때문에 영변 등 일정 지역의 비핵화를 먼저 진행한다든지 일부 몇 개 만들어놓은 핵무기를 먼저 폐기를 한다든지. 그리고 미국은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써 부분적인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한다든지 이 같은 패키지 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가지 의사소통을 하고 직접 만나실 기회가 많을 텐데 직접 이런 패키지 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중재하실 의사가 있으신지 여쭙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해당 기자가) 방안을 다 말씀해 주셨다”며 “그렇게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터뜨렸다.

80분간 진행될 예정이던 기자들과의 문답 회견은 예정된 시간을 10분가량 넘겼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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