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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공인·책임의식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교육목표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데 두고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며 앞으로도 국민보건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없는 한 목표달성의 전망이 매우 어두운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의대 김용익 교수(의료관리학)는 인도주의실천의사회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문제점」을 주제로 최근 개최한 학술강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의학교육이 「사회가 바라는 의사」를 제대로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70년대 초부터 일기 시작한 의학계의 반성으로 그동안 ▲교육평가방법의 개선 ▲과목별 학습목표의 제정 ▲신규임용교수들에 대한 교수법훈련의 실시 등 교육의 기술적 측면에서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정한 기본적 임상실력을 갖추고 ▲인간적으로 따뜻이 대해주는 의사 ▲지역사회에 더많은 관심을 쏟는 의사 등 「우리 사회가 바라는 의사상의 구현」이라는 목표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일순 연세대교수(보건대학원장)의 말을 인용, 의학교육의 파행성으로 특히 의대를 갓 졸업한 의사는 도덕관·윤리관이 기대수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사랑·부드러움·동정 등의 태도 불충분 ▲공인의식과 책임의식의 부족 ▲단편적·이론적 의학지식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나 흔하고 보편적인 질병에 대한 기본적 진료능력의 결여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사들은 「전문주의」에 빠져 외부에 대한 배타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의학교육의 내용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앞으로의 의학교육은 ▲국민요구를 반영, 해결하는 의사의 양성 ▲창조성·자발성·문제해결능력의 함양 ▲사회과학분야의 연구성과를 교육내용에 대폭수용, 학생들이 일반국민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보장 등에 중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김교수는 주장했다.
한편 충남대의대 김삼용 교수(내과)와 인의협회원들이 다수 참석한 토론에서는 대학졸업후 가정의학과 전문의과정을 거쳤어도 납중독 등의 직업병 증세조차 모르는 등 의학교육이 「지역사회의학」에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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