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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인 파월용사 만오천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역전의 용사 따이한이 다시 모였다.』
30일 오후 2시 서울 보라매공원에서는 왕년에 월남땅 정글을 주름잡던 파월용사 1만5천여명이 모여 전국 「따이한클럽」을 발족하고 옛 전우애를 다졌다.
64년 9월 의무중대 94명을 선봉으로 75년까지 월남전에 참전한 따이한은 50여만명. 어느덧 장년이 돼 우리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따이한들은 월남이 패망한 75년 4월 30일을 잊지않기 위해 이날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날 모임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확산돼 가는 좌경 이데올로기에 대한 견제를 다짐하는 한편 전우 찾기·월남 참전 연예인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옛 전우애를 확인했다.
따이한은 월남인들이 우리 파월용사들에게 불렀던 애칭으로, 우리 용사들의 용맹한 모습을 대변해주는 말.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3부에 진행된 전우찾기. 1만여명의 따이한들이 참전부대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파월연도별·소속 부대별로 모인 뒤 참전 당시의 무용담과 지나간 세월에 대한 얘기로 회포를 풀고 따로 술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71년 2월부터 72년 3월까지 청룡부대로 참전했던 이화종씨(40·따이한중앙회 홍보실장)는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전우를 기회가 없어 그리워하기만 했다』며 『이날 옛 전우 10명을 만나 반가움에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따이한중앙회가 태동된 것은 87년 12월 26일. 3백여명의 참전용사들이 모여 ▲참전기념탑 건립 ▲불우전우돕기 등을 위해 따이한클럽을 결성하고 옛 전우의 소재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옛 전우가 잘 파악되지 않아 이날 전국단위로 모임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2부에서 신소걸씨의 사회로 김희갑·양석천·한명숙·나비소녀 등 옛 파월 연예인이 나와 따이한들로 하여금 옛 기억을 새롭게 했다.
또 국내에 사는 월남 난민 2백여명이 참석해 망국의 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따이한들은 이날 행사에서 전사자 및 불우전우의 자녀 2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따이한중앙회 회장 유봉길씨(45·주식회사 위너스대표)는 『따이한클럽은 앞으로 전사자를 기념하는 위령탑 건립, 기념회관 마련, 불우전우돕기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히고 한국인과 베트남 여인사이에서 태어난 5천여 따이한 2세와의 결연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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