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 삼성화재 연패 끊은 송희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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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송희채. [사진 KOVO]

프로배구 삼성화재 송희채. [사진 KOVO]

"송희채가 없었으면 힘들었다." 송희채(27)가 위기에 빠진 삼성화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멋진 수비와 강력한 서브로 팀의 2연패를 끊었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20, 25-17, 29-31, 25-14)로 이겼다. 삼성화재는 시즌 13승(9패, 승점 35)을 따내면서 3위 우리카드(12승10패, 승점 38)를 3점 차로 추격했다. 연패로 다소 처졌던 삼성화재는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 최다 득점자는 삼성화재 주포 타이스(34점)였다. 하지만 살림꾼 역할을 해낸 건 송희채였다. 송희채는 이날 팀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34개(19개 정확, 2개 범실, 효율 50.0%)를 받았다. 최근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던 삼성화재는 송희채와 리베로 백계중, 타이스가 KB손해보험의 강서를 받아내면서 수월하게 승리했다. 송희채는 경기 뒤 "최근 가장 잘한 경기다. 반타작은 한 것 같다. 수비적인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계중이가 옆에서 잘 도와줘서 팀이 지지 않을 만큼은 한 것 같다"고 했다. 룸메이트인 백계중은 "내가 송희채의 도움을 받았다"며 미소지었다.

공격 가담도 좋았다. 12개의 스파이크 중 8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블로킹은 3개, 서브에이스는 2개. 특히 스파이크서브로 연이어 KB손해보험 리시브진을 흔들었다. 송희채는 "리듬이 좋은 날은 강하게 때리고, 안 좋을 땐 플랫 서브를 넣는다. 오늘은 처음부터 리듬이 좋아 자신있게 계속해서 때렸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송희채를 영입했다. 연봉 3억8000만원. 수비형 레프트인 류윤식이 입대한 자리를 채워주리라는 기대였다. 초반은 좋았다. 컵대회에선 기대했던 수비는 물론 득점력까지 선보이며 우승을 이끌고 MVP를 차지했다. V리그 개막 이후에도 초반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중반 이후 주춤하면서 봄 배구 마지노선인 3위 자리를 우리카드에게 내주고 말았다. 송희채는 "좋은 리듬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아쉽다. 이제는 리듬을 찾는 게 아니라 어떻게는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과제"라고 했다.

이적생, 그것도 FA인 송희채가 팀 성적에 부담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송희채는 "매년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를 가지지만 이번 시즌은 팀을 옮겼기 때문에 남달랐다"며 "내 능력 밖의 것 대신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 자책하지 않고 덤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한 것보다는 팀 성적이 좋지 않는데 오늘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기는 데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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