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에 故 임세원 교수 추모의 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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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본관 로비에 '추모의 벽'이 설치됐다. 200여명의 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이 추모 스티커를 벽에 붙였다.[사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본관 로비에 '추모의 벽'이 설치됐다. 200여명의 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이 추모 스티커를 벽에 붙였다.[사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교수 추모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고인이 근무한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본관 로비에 '추모의 벽'이 설치됐다. 의사 가운을 입원 임 교수의 대형 사진과 추모의 글을 새겼다. 여기에는 '임세원 교수는 20여년간 우울증을 치료한 정신과 의사로 '마음의 병'을 가슴으로 깊게 이해하며 환자를 도왔습니다. 삶에서 고난을 만난 이들이 불운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 위해 일생을 바친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적혀 있다.

환자·의료진·병원 직원 등 200여명 추모 스티커

사진 옆 벽면에는 울긋불긋한 스티커 추모글이 빼곡하다. 환자와 가족, 의료진, 병원 직원 등이 붙였다. 5일 설치 이후 약 200개의 추모 스티커가 붙었다. 한 추모객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편히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소서."라고 적었다. 의료진으로 보이는 추모객은 "당신은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의학계의 큰 별이셨습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병원 측은 고인을 어떻게 추모할지 고민하다 추모의 벽을 설치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또 1월을 애도 기간으로 정했고, 전 직원이 추모 배지를 착용하기로 했다. 임 교수가 변을 당한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직원 20여명의 정신적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를 줄이기기 위해 심리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하던 박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박씨는 조울증과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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