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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과 친분 伊 전 의원 “북부 국가 갔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행방을 놓고 각종 설이 무성한 가운데 그와 친분이 있던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이 그가 북부국가로 갔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안토니오 라치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 [페이스북 캡처]

안토니오 라치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 [페이스북 캡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있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안토니오 라치(70)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조성길 대사대리는 누구보다도 북한 체제에 자부심이 큰 것으로 느껴졌다. 그의 잠적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치 전 의원은 이탈이아·북한 친선협회장을 맡고 있어 지난해에만 북한을 3번 방문했을 정도로 북측과 친분이 있다.

“北 체제에 자부심 컸다…돌아가라 설득할 것”

라치 전 의원은 조 대사대리가 평소 북한에 충성심이 커 보였다면서 “말수가 적었지만,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말을 하면 참지 못하고 바로 화를 낼 정도”였다고 전했다. 때문에 “잠적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추정과 관련 “외교관 여권을 갖고 움직인 만큼 어디든 갈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한다고 했으나, 곧장 스위스나, 프랑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 이탈리아 북부와 국경을 접한 나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 아직 남아 있다면 나에게 전화를 해주면 좋겠다. 그에게 평양에 돌아가라고 설득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조성길의 행동이 남북,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치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29일 로마에서 조 대사대리와 식사를 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조금 어두워 보이긴 했지만, 동요하거나 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기업인들이 동석한 당시 식사 자리에서 조 대사대리가 임기가 곧 만료된다며 귀임 전 가족과 밀라노, 베네치아 등 북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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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쯤 뒤 다시 그와 통화를 했고 11월 22일에 만나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날 자리에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대사대리와 다른 공관원이 나왔다고도 말했다. 당시 조 대사대리가 여행 중이라 들어 그날 바로 안부차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이후로도 연락이 닿지 않아 인사도 남기지 않고 떠났나 싶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도 라치 전 의원은 덧붙였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14세쯤 된 조성길 아들과 아내를 함께 만난 적이 있다며 다른 자녀 1~2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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