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에 전기차 공장 착공…'청개구리' 테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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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중국 상하이 린강에서 열린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7일 중국 상하이 린강에서 열린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전기차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테슬라가 미국 밖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이에 첫 해외 공장, 일론 머스크 직접 참석 #"관세 피하려는 목적”…중 전기차와 경쟁 불가피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든 와중에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한 것이다. 애플 아이폰처럼 주력 수출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 및 조달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린강(臨港) 산업구에서 열린 테슬라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 착공식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잉용(應勇) 상하이시장과 함께 참석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은 상하이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자 제조업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상하이시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올해 여름쯤 1단계 건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50만대에 이르게 된다. 머스크 CEO는 “연말쯤 테슬라 모델3·모델 Y 등 저가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중화권 시장만을 위한 공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내 외자기업들이 ‘무역전쟁 안전지대’로 꼽히는 동남아시아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의 투자를 특히나 반기는 이유다. 테슬라가 중국에 투자한 외국 자동차 기업 중 처음으로 현지 법인의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잉용 상하이시장과 들어서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 착공식에 잉용 상하이시장과 들어서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왼쪽).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3년 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수준의 해외 생산기지를 구상해왔다. 그러다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상하이 공장 계획을 앞당겼다. 공장이 완공되면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중국 정부의 관세를 피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테슬라 전기차의 최대 수요처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중국의 관세 부과 이후 아시아 지역의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3552대(6월)에서 211대(10월) 수준으로 확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미국과 휴전에 합의한 중국은 협상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낮춘 상태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니오’를 비롯한 현지 전기차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줄고 있지만 ‘미래의 테슬라’를 꿈꾸는 중국 전기차업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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