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국립국악원 부설 악기연구소의 음향 연구원으로 부임한 조영재(42)씨.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국 사우스햄튼대 음향진동연구소에서 '흡음재(吸音材)의 반사계수를 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달 문을 연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가 음향학 전공자를 물색하던 중 특별 채용됐다.
"생황(笙簧)은 아직 국내 제작기술이 없어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에요. 떨림판을 개발해 대량 생산만 할 수 있다면 교육용 악기로도 손색이 없을텐데 말이죠. 연주 방식이 하모니카와 비슷하거든요."
조씨는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국악기를 많이 개발하고 하루 빨리 국악 전용홀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용 악기의 개발을 위해 악기 음고(音高)의 표준화 작업도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이 국악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다. 유학 시절엔 국내 음악전문지에 재즈 칼럼을 기고하는 등 음악 매니어로 이름을 날렸다. 국악 외에 "재즈.클래식 등 좋은 음악이면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조씨는 세계골프코치연맹 영국 지부의 회원이기도 하다. 필드에 나간 첫 날 109타를 쳤고 1년3개월 만에 싱글 오버 파를 기록했다. 귀국 직전까지 핸디캡 5를 기록했다.
조씨는 틈틈이 골프 전문 사이트(golfsky.com)의 '1:1 골프 규칙 문답'에 Hogan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리고, 골프 예절에 대한 책도 집필 중이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