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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간인 사찰 의혹’ 김태우 3차 참고인조사 9일로 연기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에 대한 검찰의 3차 참고인조사가 9일로 연기됐다.

김 수사관의 변호인 이동찬 변호사는 “9일 오전 9시30분에 3차 참고인 진술을 하기로 일정을 조정했다”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검찰과 상호 일정조율에 따른 것”이라고 7일 밝혔다. 김 수사관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3번째 참고인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청와대의 민간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으로 김 수사관을 참고인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달 중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해왔다고 주장해 왔다.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하던 때 상사인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의 지시로 특감반원들이 전국 330개 공공 기관장과 감사들의 정치적 성향 등을 조사해 리스트를 만들고, 전직 총리 아들이나 민간 은행장 동향 등 광범위한 민관(民官)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김 수사관은 3일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공직자에게 폭압적으로 휴대폰 감시를 하고, 혐의가 나오지 않으면 사생활까지 털어 감찰하는 걸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자신들(청와대)의 측근에 대한 비리첩보를 보고하면 모두 직무를 유기하는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 비서관이 감찰 첩보 관련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걸 알고 그가 직접 전화해 정보를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8일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인들이 8일 오전 10시쯤 서울동부지검에 고발인 조사차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실세 사찰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은 지난달 20일 “청와대가 김 수사관에게 위법한 민간인 정보 수집을 시켰다”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들의 성향을 분류하고 사퇴 현황을 정리한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도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 수사관 개인의 일탈”이라며 김 수사관이 주장하는 업무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측은 “김 수사관이 첩보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것은 보안 규정 위반”이라며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고발했다. 수원지검에 이 사건이 배당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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