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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골절 노인 재활프로그램 개발…근감소증 겪어도 효과

중앙일보

입력

노인 관절. [사진 서울아산병원]

노인 관절. [사진 서울아산병원]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이다.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함에 따라 반응속도도 떨어지면서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게 될 위험이 커진다. 이런 낙상 사고는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재영 교수 연구팀 개발 #근감소증 유무와 상관없이 재활 효과 있어

고관절이 골절되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사망률도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 11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가 50세 이상 골다공증 골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2016년 50세 이상 골다공증 골절·재골절 환자 10명 중 2명꼴로 1년을 못 넘기고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척추골절 발생 1년 이내 사망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관절·척추골절 발생 1년 이내 사망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이런 고관절 골절을 입은 노인 환자를 위한 재활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재활 프로그램과 달리 노화로 근육이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근 감소증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근 감소증이 있는 고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 후 결과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연구팀은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고관절 골절 환자가 보행능력을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운동 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적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른 재활 프로그램이다.

FIRM은 신체가 노쇠하거나 약한 상황에서 골절을 당한 경우 보행 능력 및 기타 신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 프로그램이다.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간호사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팀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재활치료는 신체 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다. FIRM은 장·단기 재활계획에 물리치료, 작업치료, 낙상 방지 교육, 퇴원 후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이 재활치료는 특히 근 감소증 환자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68명을 근 감소증 유무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FIRM의 효과를 살펴봤다. 아시아 근 감소증 진단기준(AWGS)에 따라 68명 중 근 감소증 환자는 32명, 근 감소증이 없는 환자는 36명이었다.

연구팀이 FIRM 치료 후 이들 환자의 운동 기능을 조사한 결과 두 그룹 모두 보행·균형·일상생활 동작 수행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 감소증 환자에게도 치료 전후 기능적 결과의 향상 정도는 근 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영 교수는 “기존에는 수술 전 근 감소증을 가진 환자의 경우 보행 능력과 신체기능이 떨어져 수술 후 기능적 결과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근 감소증 환자도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근 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거의 동등한 기능적 호전을 보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로 근 감소증을 가진 노인 골절 환자들에게도 적극적 재활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며 “향후 근 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재활치료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European Geriatric Medicine)' 2018년 10월호에 실렸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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