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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애플 위기설, 현실로 다가왔다

중앙일보

입력

'애플 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더니 결국 애플이 지난 3개월간의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애플, 매출 가이던스 하향 발표 #시장 예상보다 8조원 적은 수치 #장외거래에서 주가 7% 급격하락

2일(현지시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투자자들에게 실적 가이던스 형태로 보낸 레터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0∼12월 분기 매출로 840억 달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수치는 913억 달러였다. 무려 73억 달러(약 8조원)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 레터 내용이 뉴욕증시 장 마감후에 알려졌지만, 애플 주가는 마감후 장외거래에서 순식간에 7%나 빠지면서 2일 오후 6시 현재 146달러를 기록중이다.

2일(현지시간) 장 마감후 급격히 추락한 애플 주가. [자료=CNBC]

2일(현지시간) 장 마감후 급격히 추락한 애플 주가. [자료=CNBC]

이미 애플 주가는 지난해 10월 정점에서 무려 32% 내려앉았다. 지난해 8월 한때 미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던 면모에서 한참 멀어진 것이다.

쿡 CEO는 레터를 통해 “우리는 주요 신흥 시장에서 몇 가지 도전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화권에서 경제적 감속의 규모를 예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이폰 신형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었고, 화웨이와 미국 정부가 마찰을 빚으면서 중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한 결과다.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도 아이폰 신형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고 쿡 CEO는 설명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중앙포토]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중앙포토]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애플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 두 달간 주가가 13% 이상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지방법원은 애플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내 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하면서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모델은 아이폰6S와 6S 플러스, 아이폰7, 7 플러스, 아이폰8, 8 플러스, 아이폰X 등 모두 7개 기종이다.

위기의 아이폰 시리즈. [중앙포토]

위기의 아이폰 시리즈. [중앙포토]

중국 법원이 미중 간 무역분쟁 갈등을 의식하면서 애플을 의도적으로 욕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미ㆍ중 무역갈등이 화해 무드로 접어들고 있긴 하지만, 화훼이 멍완저우(孟晩舟) CFO 체포 이후 중국 내에서는 미국산 제품 특히 애플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중이다.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하락은 애플의 매출 하락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올해 1∼3월 애플 아이폰 판매량(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4700만~5200만대에서 3800만~4200만대로 대폭 내려잡았다.

특히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1억8800만~1억9400만대로, 올해에 비해 5~10%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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