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선 교민 응원단 '깔끔한 청소' 칭찬 받았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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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토고와의 예선전이 열린 12일 밤 한국 교민과 홍콩인들이 함께 벌인 '대~한민국' 월드컵 응원에 대한 홍콩언론의 평가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있었던 응원전에는 모두 6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에는 홍콩인 등 외국인도 2000여 명이나 됐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한국인만의 월드컵 응원이 아니라 홍콩 주민 모두의 화합 행사였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응원전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쓰레기 청소였다. 경기가 한국팀의 승리로 끝난 뒤 교민들은 너나없이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 오전에 내렸던 비로 질척거렸던 빅토리아 공원이 응원 이전은 물론 평소보다 더 말끔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질서정연하면서도 열기로 가득 찼던 응원은 홍콩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홍콩인 앤디 청(자영업)은 "야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질서 있게 축구 응원을 한다는 게 홍콩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한국인들의 역동성을 보여주기 위해 두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13일 홍콩언론은 토고전 경기보다 한국인의 질서정연한 응원전과 행사 뒤 청소를 오히려 더 비중 있게 보도했다. 문회보(文匯報)는 반면을 할애해 '어제 저녁 시내 빅토리아 공원은 붉은 악마가 지배하는 미니 서울로 변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명보(明報)도 두 면을 할애해 한국인들의 단합된 월드컵 응원이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당시 한국 농민들의 시위에 버금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보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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