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땐 적절한 조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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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내외신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거론한 뒤 "정부는 그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등 관련국과 긴밀한 정보 교류를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6자회담이 속개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까지 발사한다면 국제 정세와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한에 미사일 발사(움직임)를 중지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점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 대사도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국제 사회뿐 아니라 동북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군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북.미 간의 관계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서 관련 당사국들이 맺은 협정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특히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시험 발사를 감행한다면 미국은 이에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과거 전례를 봤을 때 지역문제라든지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에서 이렇게 도발적인 사안이 발생하면 저희가 그대로 용납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되면 반드시 한국 정부와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정치적이든 아니면 다른 측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술 수준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지금 미사일과 관련해 상당한 기술을 개발했고, 확산시켰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7년 전에 시작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계획을 하루라도 빨리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12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버시바우 대사는 "우리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받아야 할 임금의 많은 부분이 북한 당국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정당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상 적용 문제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상품이 포함된다면 한.미 FTA가 의회 인준을 받을 때 지금 개성공단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나쁜 인상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승희 기자

<수위 높아지는 북한 미사일 관련 발언>

▶5월 19일:일본 언론들,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보도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 "발사가 임박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 "북한이 실제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한도 서명한 9.19 공동성명의 문구와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6월 7일:반기문 외교부 장관, "현재 한.미가 긴밀하게 정보를 교류하면서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6월 12일:미 행정부 관리, "북한이 다음 주말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할 수 있는 징후들이 확실히 존재한다."

▶6월 13일:아베 관방장관, "현 시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 않다."

▶6월 14일:반기문 외교부 장관,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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