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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전시회서 왠 이동통신 5G? CES 2019, 이유있는 변신

중앙일보

입력

쇼! 쇼! 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서 매년 1월 열리는 CES의 정식 명칭은 소비자 가전 쇼(Consumer Electronics Show)다.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됐던 첫 CES만 하더라도 냉장고ㆍ세탁기 같은 백색 가전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BMWㆍ벤츠ㆍ아우디 등 독일 유수의 메이커까지 전용 부스를 차리는 현재 CES의 위상을 생각하면 사뭇 낯설다.

50년 넘게 진화를 거듭해왔던 CES는 내년에도 변신한다. 다음 달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CES 2019의 최대 주제는 5G(세대)다.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5G는 매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다뤄질 법한 주제다. 5G는 기존 LTE 대비 20배 이상 속도가 빨라 1000메가바이트(Mb)를 4초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50년 넘게 변화 거듭한 CES, '5G 이슈' MWC서 뺏어와 

그런데도 CES를 주관하는 미 소비자기술협회(CTA)는 5G를 이번 쇼의 톱 이슈로 꼽았다. 원활한 스마트홈 서비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그리고 자율주행차까지 현 시대를 대표하는 신기술 모두가 5G의 상용화를 전제 조건으로 하는 까닭이다. 기조연설자인 한스 베스트베리(사진)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존 도너번 AT&T CEO는 각각 5G가 바꿔놓을 교육 인프라, 5G 시대 현실화될 로봇 제조업 등을 주제로 발표하기로 했다. 버라이즌과 AT&T는 미 이동통신 시장 1ㆍ2위 업체다.

CES 2019에서 첫 기조연설자로 나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CEO였던 베스트베리는 지난 9월 버라이즌의 새 CEO로 선임됐다. [AP=뉴시스]

CES 2019에서 첫 기조연설자로 나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CEO였던 베스트베리는 지난 9월 버라이즌의 새 CEO로 선임됐다. [AP=뉴시스]

국내의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원래 미국은 영토가 드넓은 만큼 통신속도 경쟁에선 초연한 자세를 유지해왔지만, 5G에서만큼은 다르다"며 "오바마 시절부터 단행된 대규모 통신망 인프라 투자가 내년부턴 아웃풋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TE 적용이 한국 대비 1~2년 늦었던 버라이즌ㆍAT&T는 현재 한국 통신3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5G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TV는 AI와 결합, 화질 경쟁은 한 물 가 

5G가 전면에 나서면서 화질 경쟁을 내세웠던 TV 경쟁은 다소 맥이 풀린 양상이다. 최근 몇 년 간 자율주행 기술이 CES에서 주목받으면서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업체 역시 AI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는 27일 "TV 화면으로 PCㆍ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조종하고 문서 작업까지 가능한 ‘리모트 액서스’를 CES 2019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기존 미러링과 달리 TV와 연결된 기기들을 무선 키보드와 같은 입력장치로 직접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TV 화면으로 PCㆍ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조종하고 TV로 문서 작업도 가능한 ‘리모트 액서스’를 공개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TV 화면으로 PCㆍ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조종하고 TV로 문서 작업도 가능한 ‘리모트 액서스’를 공개한다. [사진 삼성전자]

LG전자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서 '더 나은 삶을 위한 AI'를 주제로 발표한다. LG전자는 백색 가전과 AI를 연결한 서비스 ‘씽큐’도 CES에서 선보인다. 씽큐는 단순히 명령어에 따라 동작하는 기존 AI를 넘어 철저하게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세탁을 끝낸 세탁기가 고객에게 “제품을 더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해 통세척을 해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번 CES 2019에서 LG의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접목한 미래 생활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번 CES 2019에서 LG의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접목한 미래 생활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통신업체 가운데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직접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한다.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ㆍ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부스를 꾸려 5G 실감형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반도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하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직원 40여 명으로 구성된 ‘비즈니스모델 발굴단’을 CES 현지로 보내기로 했다.

CES 2019에선 e스포츠 전문 전시관을 조성해, 혁신적인 VRㆍAR 기술을 담은 제품들의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NBA 스타 등을 초청해 토크쇼도 열 예정이다. [사진 CTA]

CES 2019에선 e스포츠 전문 전시관을 조성해, 혁신적인 VRㆍAR 기술을 담은 제품들의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NBA 스타 등을 초청해 토크쇼도 열 예정이다. [사진 CTA]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명성은 여전 

2010년 이후 CES는 자동차 메이커가 대거 진출하면서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명도 얻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승진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R&D) 담당 사장, 삼성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이 CES를 찾는다. 지난해 CES에서 수소연료차(FCEV) ‘넥쏘’를 공개했던 현대차는 600㎡(약 180평) 규모로 부스를 마련해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을 제안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운전자의 감정을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읽어내 차량 내 온도·진동·향기·조명 등을 최적화해주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D) 시스템'을 최초 공개한다.

네이버 역시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 트럭, 혼다의 이동로봇도 볼거리로 꼽힌다. 닛산은 신형 전기차 ‘리프 E플러스’를 공개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현대기아차는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CES 2019에서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감정에 반응하는 차량제어 시스템 체험관을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1]

현대기아차는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CES 2019에서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감정에 반응하는 차량제어 시스템 체험관을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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