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3명 중 1명 미취업, 문 정부 출범후 취업률 감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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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 붙어 있는 안내문. '이곳은 청년을 위한 공간입니다. 인생선배님들의 양해를 바랍니다'고 쓰여 있다.[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 붙어 있는 안내문. '이곳은 청년을 위한 공간입니다. 인생선배님들의 양해를 바랍니다'고 쓰여 있다.[연합뉴스]

국내 대학(대학원 포함) 졸업생 3명 중 1명은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동안 상승 추세에 있던 졸업생 취업률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최악의 고용난이 정부 공식 통계에서 다시 확인 된 셈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의 대학·대학원 졸업자 57만4009명을 상대로 2017년 12월31일 기준 취업 상황을 파악했다. 대상은 2016년 8월과 2017년 2월 졸업자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세청, 고용노동부 등 공공 데이테베이스(DB)를 활용해 전수 조사했다.

 2017년 전체 취업자는 33만7899명(66.2%)으로 전년(67.7%)보다 1.5%p 감소했다. 특히 2014년(67%)부터 2015년 67.5% 등으로 상승 추세에 있던 취업률이 이번에 다시 감소세로 꺾였다. 특히 취업자 중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비중은 전년(91.1%)보다 낮은 90.3%인 반면, 프리랜서는 전년(5.8%)보다 오른 6.4%를 기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취업률이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조선업 등 특정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고용난이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실무 담당자인 장명헌 주무관은 “조선업과 관련된 고용 위기지역인 울산과 경남 거제 등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7개시도 중 제주를 제외한 16곳이 모두 떨어졌는데, 울산(3.1%p), 경북(2.7%p), 경남(2.6%p)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교육계 내부에선 이번 조사 결과가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사립대 교수 A씨는 “현장에서 느끼는 청년들의 취업난은 IMF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며 “더 큰 문제는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학생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학생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취업률을 학제별로 보면 4년제 62.6%, 전문대 69.8%, 대학원 77.7%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의약계열(82.8%)이 가장 높고, 공학계열(70.1%), 교육계열(63.7%), 예체능계열(63%), 사회계열(62.6%), 자연계열(62.5%), 인문계열(56%) 순이었다. 특히 인문계열의 취업률이 매우 낮게 나오면서 청년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67.5%)이 비수도권(65.4%)보다 높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2.1%p로 2015년 0.6%p, 2016년 1.6%p 등에 비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7개시도 중 취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69.5%)과 충남(68.5%), 경기·제주(68.1%)였다. 성별로는 남성(67.8%)이 여성(64.8%)보다 높았다.

 전반적인 취업률은 낮아졌지만 취업자가 1년간 재직하는 비율(유지취업률)은 78.8%로 전년(76.8%)보다 높아졌다. 대학원(89.7%)이 가장 높고, 4년제 80%, 전문대 73.5% 순이다. 계열별로는 공학계열(83.3%)과 교육계열(81.8%), 의약계열(81.1%)이 평균보다 높았고 사회계열(78.4%), 자연계열(77.0%), 인문계열(74.2%), 예체능계열(65.4%)은 낮았다.

 이번 조사부터는 지난해와 달리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상세정보와 연계해 취업의 질도 함께 파악했다. 교육부 취업률 조사에서 처음 공개되는 대학(대학원) 졸업생의 평균 월급은 249만6000원이었다. 의약계열(283만5000원)과 공학계열(279만원)이 제일 높고 사회계열(241만1000원), 자연계열(237만5000원), 인문계열(220만1000원), 교육계열(207만8000원), 예체능계열(187만1000원) 순이었다. 예체능계열은 의약계열의 3분의 2(66%) 수준이었다.

 취업 준비기간은 입학 후부터 졸업 전까지 대학(대학원) 기간 내내라고 응답한 사람(30.3%)이 제일 많았다. 이어 졸업후 3개월 이내(24.7%), 졸업 후 3~6개월(15.3%) 등 순으로 답변했다. 입학 전부터 취업을 준비해왔다는 응답자도 5.1%에 달했다.

 취업 유형별로는 중소기업(46.6%)이 가장 많았고 비영리법인(15.7%), 중견기업(11.2%), 대기업(9.8%), 국가·지자체(8.8%), 공공기관·공기업(4.3%) 등 순이었다.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다음 달 중 교육부(www.moe.go.kr)와 한국교육개발원(kess.kedi.re.kr)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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