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사망자…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쓰나미, 피해 커진 원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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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도네시아 반텐 주 차리타 해안에서 한 주민이 쓰나미에 휩쓸려 무너진 집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23일 인도네시아 반텐 주 차리타 해안에서 한 주민이 쓰나미에 휩쓸려 무너진 집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주변 해변을 덮친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168명으로 증가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망자수가 43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고 집계한 바 있다. 앞으로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수토포푸르워누그로호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통해 "순다해협 주변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최소 16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부상자는 745명, 실종자는 30명으로 파악됐다.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토포 대변인은 "수백채의 주택과 건물이 파손됐고, 잔해에 깔린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전원 현지인으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이날 "현지 여행 중이던 한국민 일부가 고지대로 대피한 것 외에 확인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밤 9시 27분쯤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주변 해변에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재난 당국은 만조로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작은 쓰나미가 발생하는 바람에 예상 이상의 피해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쓰나미의 원인으로는 순다 해협에 있는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당일 오후 5시 22분부터 비교적 큰 분화를 일으켜 오후 9시 3분까지 최소 4차례 분화했다.

정상에서 1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쓰나미가 일어나기 직전인 9시 3분까지 재차 분화했다. 전문가들은 분화의 영향으로 해저 산사태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 섬 연안에서 규모 9.1의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올해 9월 말에는 규모 7.0의 강진과 쓰나미가 술라웨시 섬을 덮쳐 2200여명이 숨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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