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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속 故 김용균 '마지막 모습'…그의 기본급은 165만원

중앙일보

입력

[사진 KBS]

[사진 KBS]

고(故) 김용균씨가 홀로 작업하다 숨지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20일  KBS를 통해 공개됐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료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그래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라고 밝혔다.

CCTV 영상에는 지난 10일 밤, 고인이 숨지기 전 홀로 손전등에 의지해 태안화력발전소 9호기 환승 타워 안에서 일하는 모습이 들어있다.

김씨는 쉴새없이 벨트를 점검했다. 배수관 밸브를 점검하고 휴대전화로 벨트 속 사진을 찍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머리를 넣고 살펴보기도 했다.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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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을 오가며 점검해야 할 수많은 항목을 체크하던 김씨는 오후 10시 35분쯤 목숨을 앗아간 벨트 쪽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김씨는 덮개를 일일이 열고 상태를 확인할뿐 아니라 벨트 안쪽으로 머리와 손을 넣는 위험천만한 일을 반복했다. 고인의 마지막 생전 모습은 10시 36분에 끊겼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내가 이런 데로 아이를 보냈구나”라며 탄식했다. 김씨가 위험천만한 벨트를 2km나 걸어다니며 시설을 점검하고 수시로 쏟아진 탄을 치우는 일을 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동료 이성훈씨는 “너무 어두워서 위험하다고 잘 안 보인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원청회사는 ‘너희가 어두운 거지 우리가 어두운 거 아니잖아’라며 무시했다”고 밝혔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군 어머니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산업재해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군 어머니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살인기업 처벌하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산업재해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김씨는 11일 오전 3시 23분 숨진 채 발견됐다. 심야에 홀로 일하다 숨진 김씨의 기본급은 최저시급보다 8만원 많은 165만여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여기에 연장, 휴일, 야간 등 제수당을 합쳐 226만 802원을 받았다. 세금과 4대보험을 뺀 실수령액은 211만 7427원이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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