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 전현희에 욕설·물병 세례···나경원엔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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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택시ㆍ카풀 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이 발언하자 야유를 보내고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집회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야유와 물병 세례가 이어진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환호를 받았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이하 택시노조)는 20일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20분쯤 집회 단상에 올랐지만, 집회에 참가한 기사들로부터 야유와 욕설을 받았다. 물을 뿌리는 기사들도 있었다. 단상에 오른 전 의원은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 드린다”며 “분양소를 설치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두 세번씩 와서 여러분과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타협 기구와 함께 하며 지혜를 모으겠다”며 “여러분들과 택시 산업이 침해되지 않도록 정부 여당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택시ㆍ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전 의원의 발언에 야유와 욕설을 보냈다. 이에 택시기사들은 “물러나라” “사라져”를 외쳤다. 일부 택시기사는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호명되자 택시기사들은 환호했다. 나 의원은 “원내대표 되고 처음 참석한 행사”라며 “문재인 정권이 서민을 위한 정권이 맞는 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이번 카풀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며 “저희는 이제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아 상생할 수 있는 카풀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택시기사들은 “옳소”등 환호를 보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택시기사들의 생존권 투쟁을 지지하고, 대책없는 카풀 전면 도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겠다”며 “대기업도 살아야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택시도 살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선 지난 10일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진 택시 기사 최모 씨를 기리고 살풀이 공연을 하는 등 추모 행사도 치러진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