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5명 전원 고발한 이회창 선관위장 |"관례 화한 탈법선거 바로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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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해시 국회의원재선거 입후보자 5명에 대한 고발은 결코「의례적」이 아니며 앞으로도 남은 기간동안 계속 탈법사례를 수집, 사법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입니다. 따라서 고발조치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선거사상 처음으로 후보자 전원이 도 선관위에 의해 선거법위반으로 고발된 사태에 대해 선거관리의 총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회창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번에야말로 우리의 그릇된 선거풍토를 바로 잡아 나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이번 고발조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제까지 관례 화돼온 선거의 탈법과 퇴폐를 본격적으로 바로잡자는 뜻입니다. 과거의 예를 볼 때 선거에 나선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탈법과 부정을 예사로 해왔습니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국가적으로 준법이라는 기둥이 흔들린다고 진단돼 이번에 고발조치를 취하게된 것입니다.
-후보자 전원고발은 전례가 없었던 일 아닙니까.
『부정선거를 감시하는데 있어서 여야란 있을 수 없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고발조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법을 무시한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인식시켜줄 방침입니다.
-선거법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물론 선거비용이나 선거운동 등을 규제하는데 있어서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설령 악법이라 하더라도 법이 있는 이상 고치기 전까지는 준수해야 합니다.
-선거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할 생각은 없습니까.
『지난번 국회에 찾아갔을 때 국회의원들에게 개정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반응이 별로 없더군요. 일반국민도 아닌, 법을 만들고 또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해야할 의원들이 선거에서 이 같은 불법을 공공연히 저지른다는 것은 더더욱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선관위가 과거에는 거의 제 기능을 못했다는 얘기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 동안 선관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방임 내지 직무유기라는 비난도 들어왔지요. 그러나 앞으로는 이를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최종 판단은 사법부가 내리겠지만 선관위는 이제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데 결코 주저치 않겠습니다.
-동해시 재선거의 타락상을 막을 방도는 없습니까.
『우선 오늘 (10일) 4개 정당 앞으로 공한을 보내 부정선거를 자제토록 촉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선거일까지 선관위를 전면 가동해 적발되는 각종 사례들을 모아 사법조치를 요구하겠습니다.
-계속 그 같은 의지를 갖겠습니까.
『이번 동해시선거로만 끝날 일이 아닙니다. 총선이든, 대통령선거든 어느 선거든지 법을 위반하는 사례들에 대해서는 확고히 법대로 조치하는 선례를 남기겠습니다. <김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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