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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구워 먹으며 즐거운 모습…” 강릉 펜션 사고 CCTV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한 펜션에서 참변을 당한 서울 대성고 3년 남학생 10명이 CC(폐쇄회로)TV에 포착된 영상(사진)이 공개됐다. 수능을 마치고 들뜬 마음에 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MBN은 강릉 펜션 사고의 전날인 17일 촬영된 CCTV 영상을 19일 공개했다. 대성고 고3 학생 10명이 강릉 펜션에 도착한 날이다. 택시에서 학생들이 먹을 것이 가득 든 상자를 들고 차례차례 내리는 모습이 찍혀있다. CCTV에는 마당에 친 천막 안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나 다음 날 날이 밝자 119구급차가 여러 대 강릉 펜션 앞에 도착,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다.

이들 학생은 학교에 개인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보호자 동의까지 얻어 지난 17일 오후 3시 45분쯤 펜션에 도착했다.

사고가 난 펜션 인근 주민은 “택시가 하나 대문 앞에 서더니, 학생들이 내리면서 ‘아 여기다’라고 했다”며 “서너 명이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학생들은 2층짜리 펜션 건물 전체를 빌렸다. 학생들이 이용한 펜션 건물 2층은 거실과 방이 2∼3개가 있는 복층 구조였다. 학생들은 17일 당시 오후 7시 40분까지 펜션 건물 밖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며 즐겁게 지낸 것으로 보인다.

펜션 주인은 “학생들의 인기척 소리가 저녁 늦게까지 들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튿날인 18일 오전 3시까지 펜션 건물 2층에서 인기척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새벽까지 수다를 떨며 놀던 아이들은 18일 오후 1시쯤 펜션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모두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발견 당시 학생들은 2층 방에 2명, 2층 거실에 4명, 2층 복층에 4명 등 10명이 쓰러져 있었다.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 상황이다.

소방대원이 일산화탄소(CO) 농도를 측정한 결과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20ppm)보다 8배 가까이 높았다. 학생이 묵은 방의 보일러 배관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19일 김원찬 부교육감 주재로 개인체험 학습 관련 대책과 피해 학생들의 장례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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