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충격에 휩싸인 대성고…"교사들 눈물에 말 못잇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오후 서울 대성고에서는 3학년 교사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김정연 기자

18일 오후 서울 대성고에서는 3학년 교사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김정연 기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18일 발견된 가운데, 대성고에서는 3학년 교사들이 교무실에 모여 늦은 저녁까지 교내 회의를 진행했다. 학교 3층 교무실 창문은 모두 블라인드가 내려 있었지만 형광등 불빛이 새어 나왔고, 일부 교무실을 분주히 오가는 교사들의 그림자도 보였다.

이 회의는 대성고 교감이 주재했다고 한다. 회의에 참여한 한 교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다. 지금 교사들이 사고로 슬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학생들을 다독이고 내부 상황을 최대한 정리하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다만 교사들은 남은 학생들을 안정시키고 다독이기 위해 논의를 하러 온 것으로, 사고에 대한 입장 등을 말할 상황은 아니다”며 “사고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 말할 수 있는 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사고가 난 강릉으로 간 상태”라고 했다.

특히 교사들은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쯤부터 일부 교사들은 굳은 표정으로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한 대성고 교사는 “먼 거리에 사는 교사들도 소식을 듣고 놀라 학교로 달려왔다”며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가장 안타깝다. 일부 교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남은 학생들도 걱정이다. 이제 곧 정시모집 기간이라 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해야 하는데 다들 친구의 사고 소식을 듣고 상실감이 있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일부 교사들은 밤새 학교에 대기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강릉의 한 펜션에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사고가 발생한 강릉의 한 펜션에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날 강릉의 한 펜션에서 수능을 마치고 강원도 강릉으로 개인체험학습을 간 고등학생 10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은 인근 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강희동 강릉 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18일 오후 6시 10분 아산병원에서 브리핑을 갖고 “학생들이 처음 병원에 왔을 때보다는 의식이 약간 호전되는 추세를 보인다”며 “부상 학생 가운데 한 명은 고압산소 체임버 안에서 자기 이름을 말할 정도로 호전됐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강원지방경찰청 2부장(경무관 이의신)을 본부장으로하는 수사본부를 편성한 상태다. 수사본부에는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릉경찰서 강력팀이 투입됐다. 경찰청에서는 과학수사 인력 및 피해자보호 전담 경찰, 학교전담경찰관 등을 강릉에 파견했다.

김다영ㆍ김정연ㆍ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