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32 서울·평양올림픽 예산, 3.9조원 예상…더 들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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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32년 하계 올림픽을 평양과 공동으로 열겠다고 나선 서울시가 소요예산이 4조원 가까이 든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림픽 소요 예산액 등이 담긴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동의안’을 최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는 19일 상임위를 거쳐 20일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는 대한체육회에 낸 올림픽 유치신청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절차다.

동의안에서 서울시는 2032년 7∼8월 중 서울ㆍ평양 및 한반도 전역에서 15일간 33종목을 치르기 위해 남측이 3조8570억원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이중 조직위원회가 40%인 1조5428억원,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각각 30%인 1조1571억원을 분담한다. 개ㆍ폐회식, 경기장 개ㆍ보수, 경기 운영 등에 드는 비용으로 도로, 철도 등 올림픽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비용은 제외됐다. 조직위원회는 SOC 확보 비용이 제외돼 예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서울이 평양과 최단거리에 있는 도시인만큼 SOCㆍ통신ㆍ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이용해 ‘경제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에 상응해 북측이 들여야 할 비용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지만 교통망 등 인프라 건설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평창 올림픽의 경우 전체 예산은 약 14조원이었으나 약 12조원이 철도, 경기장 등 인프라 비용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1조3500억엔(약 13조5389억원)의 지출이 계획됐으나 실제로는 3조엔(약 30조864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 유치하는 방안은 지난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 회담 결과물이다. 남북의 어느 도시가 주체가 돼 올림픽을 치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는 서울-평양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2032년 올림픽을 두고 인도, 독일, 호주 등이 유치 의사를 밝혔다. 남북은 내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동 유치 관련 협의를 할 계획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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