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트럼프 비서실장에 사위 쿠슈너 앉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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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비서실장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후보로 5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그간 언론에 거론된 이들은 모두 고사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기용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 대통령과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전 비서실장 후임자 물색이 진척되고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후보는 5명이다. 정말 훌륭하고 대체로 잘 알려진 인사들”이라고 답했다. 지난 11일 “10명이 넘는 많은 이들이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희망하며 경합하고 있다”고 트윗한 데 이어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음을 알린 것이다.

CBS "트럼프, 이틀 전 면담" 로이터 "본인이 관심 없어" #트럼프 "후보 5명으로 압축"…메도스·므누신은 고사

앞서 미 언론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하원의원이 차기 비서실장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 등은 본인이 현직에 남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 비서실장 후임으로 36세의 선거전략가 닉 에이어스를 염두에 뒀으나 에이어스는 지난 9일 “연말까지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며 거꾸로 사의를 밝혔다. 임기를 둘러싼 견해 차이가 낙마 배경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저항’(Resistance)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 CBS 방송과 허핑턴포스트는 대통령의 사위이자 선임 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쿠슈너를 면담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며칠 새 많은 사람이 대통령에게 쿠슈너를 비서실장으로 택하라고 권하고 있다”면서 “쿠슈너가 대통령과 가깝고 무역협상 등 여러 사안에서 성과를 냈다는 게 이유”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보좌진과 함께 찍은 당선 1주년 기념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로버트 포터 부속실장,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 선임정책고문, 호프 힉스 공보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니얼 스캐비노 소셜 미디어국장. [사진제공=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보좌진과 함께 찍은 당선 1주년 기념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로버트 포터 부속실장,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 선임정책고문, 호프 힉스 공보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니얼 스캐비노 소셜 미디어국장. [사진제공=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다만 로이터통신은 쿠슈너가 현재로선 비서실장직에 별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비서실장에) 쿠슈너를 검토 중인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도 "쿠슈너가 무슨 일을 맡아도 잘할 거라는 점을 모두가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 비서실장’설은 최근 차기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의 딸과 사위가 (대통령 비서실장) 선발 과정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폴리티코)는 보도와 맞물려 관심을 끈다. 켈리 비서실장의 연말 퇴진도 이들 ‘자방카’(Javanka, Jared+Ivanka)와의 알력 다툼 탓이 컸다고 한다. 에이어스 카드를 밀었던 것도 이들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어스가 낙마하자 쿠슈너가 아예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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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쿠슈너가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감싸고 도는 행태 등 쿠슈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비서실장 후임을 놓고 트럼프의 장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언론은 트럼프 선대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데이비드 보시도 떠오르는 후보라고 추측했다. 트럼프 정부의 인수위원장을 지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유력한 후보로 관측된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과거 검찰에서 일하며 쿠슈너의 부친을 구속했던 악연이 있어 ‘자방카’의 게이트키핑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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