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깔렸잖아” 난장판 된 ‘혁신학교’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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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방송 캡처]

[사진 MBC 방송 캡처]

12일 서울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열린 ‘송파지역 혁신학교 지역주민간담회’ 참석 도중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외에도 임신 중인 학부모가 대치 과정에서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부가 넘어졌잖아!”  

한 학부모가 밀려 쓰러져 누워있다. [사진 TV조선방송 캡처]

한 학부모가 밀려 쓰러져 누워있다. [사진 TV조선방송 캡처]

조 교육감이 이날 학부모 대표와 면담 장소인 2층 회의실로 올라가려고 하자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을 쫓아갔다. 학부모들과 이를 막으려는 교육청 직원들 사이에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30대 임신부로 추정되는 한 학부모는 쓰러졌다고 한다. 이 임신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 있던 한 학부모는 이날 한 매체에 “면담장소가 2층이라는 말에 학부모 20~30명 정도 올라가는데 갑자기 건장한 남성분들이 나와 못 가게 막았다”며 “그분들이 앞을 막아 우리가 못 올라오게 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방비 상태에서 막히다 보니 모두 순식간에 넘어졌다”며 “임신부 2~3명 정도가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배가 뭉쳤는지 처음엔 괜찮다 하다가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임신부가 계단에서 밀려 굴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폭행당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 교육감도 퇴장하면서 학부모들과 충돌을 겪었다. 조 교육감은 푸른색 점퍼를 입은 30대 여성으로부터 등을 한 차례 가격당했다.

경찰은 교육감을 때린 주민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나 조 교육감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조사 후 석방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가락초등학교·해누리초등학교·해누리중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지역 학부모들은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 혁신학교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신설학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임의로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으나 이 지역 학부모들은 당장 내년 3월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예비 학부모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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