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 첫날은 어땠을까. 12일 오전 공개된 나경원 원내대표의 공식 일정에는 오전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오후에 한병도 정무수석과 여·야 원내지도부를 차례로 만나는 등 빡빡한 일정이 예고됐다.
오전 11시, 문희상 국회의장 예방
첫 공식 일정 장소인 문희상 국회의장 집무실에 많은 취재진이 모였다.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나 촛불혁명 다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하는데 국회가 이렇게 삐걱삐걱하면 큰 문제다"라며 "야당이 견제라는 주 임무를 회피하면 야당이 아니지만, 흠집 잡기, 딴죽걸기 이런 것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요즘 먹고사는 문제가 어려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국회가 역할을 하려면 여야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가운데 의장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1시 40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예방
오후 일정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예방으로 시작됐다. 원래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먼저 만날 예정이었으나 순서가 홍 원내대표와 바뀌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은 대통령과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말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며 "원내대표 선거기간에 홍 원내대표가 저를 응원해주셨는데 의원들이 ‘홍 원내대표가 나경원이 되어야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저도 간단치 않은 사람이다. 앞으로 현안이 산적한 게 많은데 국민께서도 걱정이 많다. 긴급한 현안을 조금씩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여야 관계라는 게 항상 쉽지는 않다”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민생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항상 대화하고 타협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2시 10분,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접견
세 번째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났다. 한 수석은 나 원내대표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들고 국회를 방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장을 많이 다니다 보면 민생이 어렵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이 대통령님의 생각"이라며 "저희가 소득주도성장 우려를 표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전향적으로 빨리 정치 기조를 바꿔주실 수 있도록 챙겨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수석은 "반대할 건 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협조하겠다는 말을 잘 들었다"라며 "여·야·정 협의체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제언, 조언을 많이 해 달라"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예방
네 번째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김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진보, 보수를 떠나서 선거제도 개혁은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당의 유일한 연대 상대자가 저희 당인 만큼 선거제도 개편 문제도 열린 자세로 우리가 같이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정치가 싸우고 갈등하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은 합의를 만들어냈으면 할 것"이라면서 "그러한 측면에서 선거구제도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구제는 권력구조와 관련되는 것이고 어떤 제도를 바꿔나갈 때 제도 전체가 하모니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발상황,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예방
이후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나 원내대표가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방문했다. 공식일정에 없던 일이었다. 간이침대에 누워있던 손 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나 원내대표는 "지역구도를 깨야 한다는 대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역주의 타파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 저도 얘기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 제도 주장해왔다"면서도 "연동형은 또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는 "내 정치의 마지막 목표는 연동형 비례 통한 의회 는의 강화와 민주주의 발전이다"며 "너무 오래 끌면 나를 못 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만나며 임기 첫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