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밀실심사의 본산 ‘소소위' 폐지나선다

바른미래당이 11일 밀실 심사 논란을 빚어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평[뉴스1]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예결위 소소위는 법적 근거도 없이 편법으로 진행되고, 회의록조차 없는 밀실심사로 예산안 심사의 사각지대”라며 “예결위와 예산소위의 실질적 심사 권한을 확보하고 졸속·부실심사를 막는 제도개혁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예결위에는 본래 예산조정소위(예산소위)가 있다. 국회법에 따라 15명 안팎의 예결위원으로 구성, 예산의 증‧감액 심사를 예산 심사의 효율성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회의록을 남기는 등 모든 상황은 외부 공개된다. 다만 가동 종료시한은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12월 1일)되기 직전인 11월 30일까지다. 짧은 운영 기간으로 여야 쟁점 사안은 합의가 쉽지 않다.

예산소위의 한계를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가 소(小)소위다. 소위보다 더 작은 위원회라는 뜻이다. 예결위원장과 예결위 여야 간사, 기획재정부 차관 등만 모인다. 사실상 예민한 예산 심의는 이곳에서 다 이뤄진다. 효율성의 극대화다. 하지만 수십조 예산을 쥐락펴락하면서 논의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로 한다.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쪽지예산'을 대폭 늘리는 창구로 변질할 수 있는 구조다. 자연히 소소위는 "짜고 치는 그들만의 심사"라는 비판에 휘말려왔다.

3일 오전 국회의장실 앞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와 관련 권은희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①예결소위 최소 심사투입시간을 법으로 정하는 방안 ②예결위 소소위 자체를 없애는 방안 ③소소위 가동 시 회의록을 작성해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의장은 "본회의 상정 전에 소위에서 반드시 의결을 거치도록 하면 소소위도 사라질 것"이라며 "소소위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회의록을 투명하게 작성해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해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이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12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총론을 모을 예정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