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조끼의 비밀' 5 대 5 미니게임서 감독 속내 비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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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토고와의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 나설 베스트 일레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실마리는 '조끼' 속에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8일 오전(현지시간) 훈련은 15분간 몸 푸는 장면만 보여준 뒤 나머지 시간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 일레븐을 한 팀으로 묶어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후에는 40×30m 공간에서 5 대 5 미니게임을 했다. 골키퍼 3명을 뺀 20명을 네 팀으로 나눴다. 박지성.이천수.이을용.조재진(사진(上)).이호((下))는 조끼를 입지 않았고, 설기현.김영철.김진규.최진철.백지훈은 파랑, 이영표.김동진.송종국.조원희.김상식은 빨강 조끼를 입었다. 안정환.박주영.정경호.김남일.김두현은 노란색이었다. 선수들은 좁은 공간에서 격렬하게 공을 다투며 일대일 돌파, 압박, 한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화두인 '예리함'을 찾기 위한 훈련이었다.

선발 출전이 확실시되는 박지성.이을용.이천수 조에 조재진과 이호가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전 미드필더+공격수' 조합에 이들을 넣은 것은 선발 출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정환이 좀처럼 골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반면 조재진은 몸이 가볍다. 김남일도 부상 후유증으로 전지훈련 내내 부진했고, 이호는 발등 부상이 나아 컨디션이 상승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 입성 후 첫 훈련을 한 7일 인터뷰 대상자로 조재진을 지목했고, 8일에는 이을용과 이호를 내보냈다.

최진철.김진규.김영철을 같은 조에 묶은 것도 의미가 있다. 김진규.최진철은 포백의 중앙수비 콤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중 포메이션을 4-3-3에서 3-4-3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꿀 경우 김영철이 가운데로 들어오고 김진규가 왼쪽, 최진철이 오른쪽으로 갈 것이다. 빨강 조끼는 김상식을 제외하고 윙백 요원으로 채웠다. 김동진이 못 나오는 토고전에는 이영표가 왼쪽을 맡을 것이고, 오른쪽은 송종국 쪽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노랑 조끼는 선발보다는 교체 요원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경기 직전 컨디션에 따라 베스트 일레븐은 달라질 수 있다. 왼쪽 윙포워드(설기현.박주영)는 예측하기 가장 힘든 포지션이다. 골키퍼는 A매치 97경기를 치른 이운재로 굳어졌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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