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과주말을] 성공 하려면 매운맛 보여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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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페페로니 전략 옌스 바티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더난출판, 248쪽, 9000원

남들이 '예스(Yes)'라고 대답할 때 '노(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돼라. 어느 기업의 CF가 당장 떠오른다. '아니오(No)'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태도다. 물러터진 성격으론 세상 살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아니오'는 공격적이다. 적자생존의 일터에서 살아남으려면 '비둘기파'보다 '매파'가 유리할 수 있다. 아니, 경험적으로 볼 때 거의 그렇다. 교육학.범죄심리학을 전공하고 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저자의 굳은 믿음이다. 성공을 원한다면 상사든 동료든 주변에 '매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운맛? 그렇다. '페페로니 전략'의 저자는 이를 '건강한 공격성'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내 안에 숨어 있는 20%의 매운맛을 찾으라"고 채근한다. 이해.배려.관용.양보 등의 덕목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생활백서로 되살아난 마키아벨리쯤 될까. 철저한 현실주의다. 권력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도 치밀하다. 상대에게 착취.이용당한 뒤 분노와 좌절감에 알코올을 삼키기 전에 자신의 '매서운 면'을 향상시켜 멋지고 건강한 삶을 살라고 권한다.

언뜻 비정해 보인다. 나아가 비장감도 느껴진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매운맛'은 경쟁이 불가피한 직장에서만 발산하라는 것. 가정에선 자상.인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참으로 어려운 주문이다. 그만큼 팍팍한 세상이라는 뜻일까. 페페로니는 매운맛이 강한 서양고추. '무늬'만 고추일 뿐 맛은 달콤한 파프리카와 정반대 개념으로 사용됐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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