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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단체 속 ‘주사파’ 존재 두고 박형준 vs 이철희, 격한 토론

중앙일보

입력

[사진 JTBC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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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보단체들의 공동행동 속 주사파 세력의 존재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사파는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옹호하는 파벌로, 박 교수는 “우리 사회에 주사파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진보 전체가 주사파와 같은 편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맞섰다.

‘위인맞이 환영단’…해프닝 vs 과소평가 안 돼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교수와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족한 청년단체 ‘위인맞이 환영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단체로 단장은 발족 기자회견에서 “공산당이 좋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서울 왔는데 길거리에 꽃 들고나와 환영할 사람 있겠나. 그런 정서는 김 위원장도 알고, 우리 대통령도 안다”며 “별로 의미를 둘 생각도 없고,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단체가 나오는 게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긴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해프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우리 사회에 주사파라고 하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백두 칭송을 한다든지, 공산당이 좋다던 지의 행동을 ‘표현의 자유’로 귀엽게 봐주기에는 주사파가 우리나라 내부에서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 체제를 추종하고 북한이 대한민국보다 정통성이 있으며 그 입장에서 통일전선 전략을 펴는 단체들이 분명히 있다. 그걸 부정하면 안 된다”며 “생각은 자유다. 그러나 행동으로 나왔을 때 자유민주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행동을 우리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사파, 한 줌도 안 돼” vs “실체 부정도 안 돼”

[사진 JTBC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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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간단히 볼 문제다. 모여서 치기 어린 행동한 것”이라며 “주사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엄청난 세력으로 존재하고, 대한민국의 질서를 위협할 정도라는 건 택도 없는 얘기다. 한 줌도 안 된다. 그걸 과장해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 역시 “주사파가 대한민국의 중심 세력이라든지, 그들에 물리적 폭력을 가해 제외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진보좌파 단체들이 공동행동을 할 때 주사파가 분명히 한 축으로 들어가고,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경우들이 간혹 있기 때문에 주사파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주사파의 실체를 부정하고 그들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주시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안보의 기본을 허무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진보단체들이 모일 때 주사파가 있다고 말씀하시려면 명확한 팩트를 갖고 얘기하셔야 한다”며 “마치 진보 전체에 주사파가 들어와 손잡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발끈했다.

박 교수는 그 증거로 사드 반대 공동행동을 했던 210여개 단체 중 이적 단체로 판결받은 단체들이 10개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10개 어느 단체가 어떻게 들어와 있다고 말씀하셔야지, 마치 진보 모임에 주사파가 들어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교수도 “왜 잘못이야. 들어와 있는데”라며 “사드 반대 단체 내에 주사파가 있다는 사실을 왜 부정하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상한 반공‧종북 프레임을 걸면 안 된다”고 말했고, 결국 MC 김구라의 제지로 두 사람은 냉랭한 분위기에서 토론을 마쳤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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